‘그렉시트’ 우려로 달러 강세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원화 약세)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이른바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국제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5원 오른 112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8일(1129.9원) 이후 3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25.2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상승세를 유지했는데, 오후 한때는 1128.6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리스 국민들은 지난 5일(현지 시각)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구조조정을 포함한 국제 채권단의 제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 국민 대부분이 채권단 제안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리스 사태가 전보다 더 복잡해지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고,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달러가 유로화, 엔화 등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아직 가능성은 낮지만 그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있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130원 선으로 고점을 높이고, 변동성도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에 대한 수요가 몰리며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100엔 당 원화 값)도 크게 올랐다. 원엔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7.85원 오른 920.19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31일(923.81원) 이후 최고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