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배합사료 가격을 담합한 11개업체에 77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업체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돼지, 닭, 소 가축 배합사료 가격을 담합했다.

공정위는 2일 국내 배합사료시장에서 가격 담합을 한 카길애그리퓨리나, 하림홀딩스, 팜스코, 제일홀딩스, CJ제일제당 등 11개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773억34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11개 업체는 2006년 10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배합사료시장에서 경쟁을 배제하기 위해 16차례에 걸쳐 가축별 배합사료 평균 인상폭과 인하폭을 담합했다. 11개 업체의 대표이사나 부문장들이 모인 사장급 모임에서 가격 인상폭과 적용시기 등을 결정했다. 사장급 모임은 각 업체가 회원권을 보유한 골프장이나 식당에서 열렸다.

사장급 모임에서 대략적인 담합 방향을 결정하면 임원진이나 실무급 모임에서 구체적인 가격정보를 교환했다. 이 같은 담합 덕분에 11개 업체의 배합사료 가격은 항상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담합으로 가격을 조정한 뒤에는 각 업체의 공정도가격표를 공유해 합의대로 가격 조정이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공정위는 이들 11개 업체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카길애그리퓨리나에 249억2100만원, CJ제일제당에 93억7000만원, 우성사료에 81억7800만원, 대한제당에 74억7500만원, 제일홀딩스에 71억7700만원 등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과태료 총액은 773억3400만원에 이른다.

다만 11개 업체에 대한 고발 조치는 이뤄지지 않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재료가격 급등 과정에서 공동 대응을 하면서 발생한 담합으로 11개 업체의 부당이득이 크지 않아 고발 조치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번 조치로 배합사료 시장에서 실질적인 가격경쟁이 활성화돼 궁극적으로 국내축산물 가격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담합을 한 것으로 지목된 카길 측은 공정위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카길 관계자는 "다수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료 산업구조상 경쟁업체와의 가격 담합은 절대 없었다"며 "이번 공정위 결정에 대해 법원 항소를 포함해 다양한 대응방안을 신중히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