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임관(任官)한 국내 최초의 여성 학군장교(ROTC) 1기생들이 올 하반기 기업으로 속속 진군(進軍)해오고 있다. 그들 중 일부가 30일 전역해 기업에 입사하기 때문이다.

대학교 3~4년때 군사 훈련을 받고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하는 '학군장교(ROTC)' 제도는 그간 금녀(禁女)의 영역이었지만 2010년 말 여성에게도 개방돼 당시 1기생 59명이 임관했다.

지난해 2월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열린 여성 학군장교 임관식에서 신임 장교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이례적으로 이들이 임관하기도 전부터 선(先)채용을 하는 등 '여성 ROTC' 유치 경쟁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2013년 임관을 앞둔 1기생 10여명을 사전 선발했다. 전역 이후 입사 여부는 본인 선택이지만 군대에 가기도 전에 미리 삼성전자로 끌어온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현재 여성인력 비율이 전체 임직원의 42% 수준"이라며 "여군 장교는 섬세함, 유연함과 리더십까지 갖춰 미래 여성 리더로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특별히 선채용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지난 4월 여군 장교 특별 채용을 진행해 전역을 앞둔 여성 ROTC 1기생을 채용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이 주력 사업이고 여성 고객과 접점이 많다보니 회사에서도 여성 리더십이 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입사를 앞둔 정지윤(25) 예비역 중위는 "같이 대학생활을 한 친구들보다는 사회 진출이 2년 늦지만 군 생활을 바탕으로 더 뛰어난 적응력과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