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심플', 부산은 '날렵', 광주는 '정통', 대전은 '편안'….

국내 남성들이 선호하는 구두 스타일이 지역별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강제화가 올 초부터 이달 28일까지 전국 주요 매장 4곳의 남성 구두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은 시내 중심부에 있는 직영 매장으로 해당 지역의 구두 패션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고 금강제화는 밝혔다.

서울 강남 본점에서는 이른바 '킹스맨' 스타일 구두가 1461켤레 팔려나가 판매 1위에 올랐다. 올 2월 개봉한 영화 '킹스맨'에서 주인공 콜린 퍼스는 항상 더블 수트(단추가 두 겹인 정장)를 입고 장식 없이 끈으로 묶는 구두를 신는 멋쟁이 영국 신사로 나온다. 특히 박음질 장식 없이 앞 끝에 일직선의 이음매가 있는, 이른바 '옥스퍼드' 구두가 패션의 포인트였다. 젊은 남성들 사이에 이 같은 스타일이 인기를 끌며 '킹스맨 패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부산 본점에서는 구두 앞부분이 날렵하고 옆면에 바늘땀 무늬가 들어 있는 구두가 596켤레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와 반대로 대전 본점에서는 발볼이 넓은 남성들을 위해 앞부분 폭이 넓은 구두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전통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면서 앞코에 날개 모양으로 박음질 장식을 한 '윙팁 구두'가 판매 1위였다.

금강제화 측은 "지역별로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이 달라서 구두를 살 때도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심플한 스타일이 유행하는 수도권에서는 남성 구두도 단순함이 강조된 제품들이 판매 순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화려한 패션을 선호하는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는 모양이 날렵하거나 장식이 과감하게 들어간 구두가 많이 판매됐다. 편안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충청도 지역에서는 착용감이 좋은 구두가 인기를 끌었다.

금강제화 최승순 팀장은 "앞으로 지역별 고객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구두를 개발하고 맞춤 마케팅을 펼쳐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