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이 노조와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8시간 동안 주주총회가 파행을 겪다 겨우 한화테크윈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삼성테크윈은 29일 오후 5시 경기도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바꾸었다고 발표했다. 또 신현우 ㈜한화 방산부문 부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기로 했었다. 신 부사장은 충괄부사장으로 김철교 사장을 보좌하게 된다. 삼성탈레스도 이어 주총을 갖고 사명을 한화탈레스로 바꾸었다. 한화탈레스는 장시권 한화 방산사업본부장(부사장)을 선임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원래 오전 9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조원들과 소액주주들이 주총 장소를 점거하면서 1시간 40분 가량이 지나서야 개최됐다. 주총 시작 직후부터 주주 자격으로 자리에 앉은 노조원들을 비롯해 소액주주들의 거센 항의와 질문 공세에 1시간 만에 정회했다. 5시 경에 속개된 주주총회는 사명 변경을 골자로 한 정관 수정과 사내이사 선임 등 안건을 의결했다. 예정 시간을 9시간 가량 넘긴 셈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 소속 근로자 650여명은 전날 오후 11시부터 성남상공회의소 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오전 5시부터 출입구를 막고 주총 의장단의 출입을 방해하다 150명 가량이 경찰에 연행됐다. 나머지 500명 가량은 주총장 안팎에서 시위를 계속했다. 노조원들은 의장석까지 점거하고 주총 진행을 막기도 했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노조원 대부분이 1주 정도를 보유한 주주라 주총장 진입을 막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 관계자는 “임직원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매각을 진행한 이유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농성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 지역 산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로의 매각이 발표된 이후 창원공장 생산직 근로자를 중심으로 금속노조 산하 노조가 생긴 뒤 노조원에 대한 해고가 잇따르면서 노사 갈등이 첨예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난 17일 “사측이 2번 이상 징계받은 중복자를 포함해 노조원 61명이 징계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징계자 가운데에는 해고자 1명도 포함되어 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 지회 조합원 숫자(1200명)을 감안하면 20명 가운데 1명이 징계를 받은 꼴이다.
한편 판교사업장의 사무직 근로자들이 주축인 삼성테크윈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 40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시위를 가졌다. 이들은 ‘근조 삼성테크윈’이라고 쓰여진 조화(弔花) 여러 개를 늘어놓고 삼성테크윈의 영정 사진을 거는 등, 장례식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서초사옥 앞을 점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