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매장이 즐비한 청담동 명품거리(K스타 로드). 줄 지어 선 명품 빌딩들의 몸값은 어느 정도나 될까.

최근 거래된 이 일대 빌딩 가격을 토대로 보면, 건물 면적에 따라 가격 차가 있지만 보통 빌딩 1채 당 300억에서 많게는 700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로데오 명품거리 일대에 소유한 건물 인근의 한 명품 빌딩도 최근 420억원에 매각됐다.

29일 부동산투자개발 주식회사 지브이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 컴퓨터제조업체 케이씨티가 420억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한 건물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압구정로데오 명품거리에 있는 MCM 건물이다. 케이씨티가 부동산 임대 수익을 위해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제조업체 케이씨티가 5월 매입한 청담동 명품거리의 건물 전경. 매매가가 420억원에 달하는 건물로, 이 건물이 자리잡은 명품거리는 낮은 공실률과 높은 임대료, 꾸준한 지가 상승률 때문에 부동산 큰 손들의 주요 투자처로 꼽히는 곳이다.

MCM 직영 매장이 들어선 이 건물은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바로 건너편에 있다. 지하 1층~지상5층인 건물로 대지면적은 526.3㎡다. 토지비용만 396억9500만원으로, 3.3㎡당 땅값만 2억4889만원이다.

토지거래가로는 사상 최고치인 서울 강남역 인근 뉴욕제과 건물로 3.3㎡당 5억1000만원대고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0조5500억원을 들여 매입한 한전부지가 4억3900만원 정도인걸 감안하면 청담동 건물이 상당히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건물이 위치한 곳은 압구정 로데오 거리를 중심으로 펼쳐진 명품거리다. 명품매장이 즐비한 곳인데, 최근 이 일대에서 거래된 건물을 살펴보면 가격도 가히 ‘명품급’이다.

까르띠에(Cartier) 매장 건물은 2014년 매매가 이뤄졌는데, 당시 700억원에 손바뀜이 생겼다. 이 건물 역시 압구정 명품거리에 자리잡고 있으며 SM엔터테인먼트 건물 자리 인근에 있다.

청담동 명품거리 건물에 투자해 가장 주목을 받았던 사람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2009년에 매매가가 각각 350억원과 640억원에 건물 2채를 사들였다. 이번에 매각된 MCM 매장 건물과 같은 거리에 있다. 청담동 크리스찬디올 매장이 있던 건물은 2010년에 541억2600만원에 거래됐다.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건물에 투자하는 목적은 대부분 임대수익 때문이다. 명품거리에 자리잡은 건물은 공실 걱정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임대료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매장 운영을 개인이 하기보다는 브랜드 본사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건물임대 관리업체 관계자나 인근 주요 공인중개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임대료 수준은 보증금 1억~5억원에 월 임대료는 1000만~5000만원 수준인데, 건물의 층수나 위치 등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토지 가격은 해마다 상승폭이 커 자산가치가 크게 상승한다. 케이씨티가 매입한 곳의 3.3㎡당 개별공시지가는 2013년 2220만원에서 2014년 2310만원, 올해 2445만원을 기록해 매년 4.05%, 5.84%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청담동 명품거리는 건물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월 임대료가 비싼 편이고 꾸준히 토지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곳이어서 큰 손들의 투자처로 꼽히는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