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이론'의 수학적 근거를 만든 스티븐 호킹 박사는 온 몸이 굳어 혼자 몸을 움직일 수 없다. 21살부터 앓아온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 때문이다. 온 몸의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는 루게릭병은 대표적인 난치병 중 하나다. 연간 10만명 당 약 1~2명에게서 발병한다.

오는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 코아스템은 지난해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알' 시판에 성공했다. 김경숙 코아스템 대표이사가 지난 2003년 말 회사를 설립한 이후 10년 반 만에 거둔 결실이었다.

김경숙 코아스템 대표이사

뉴로나타-알' 이전에 시판이 허가됐던 루게릭병 치료제는 '릴루졸'이 유일했다. 김 대표는 "릴루졸은 루게릭병 환자의 삶의 질이나 근력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생존 기간이 평균 3개월쯤 늘어나는 효과만 있었다"면서 "임상시험 결과 뉴로나타-알 투여환자는 비투여환자와 비교해 신체기능이 72.9%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뉴로나타-알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의 골수를 채취해야 한다. 골수에서 성체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하고, 주사기로 투약하는 치료제를 만든다. 골수 채취에서 치료제 완성까지는 약 28일이 걸린다. 의사의 처방 후 4주 간격으로 주사를 2회 투여받게 된다. 김 대표는 "뉴로나타-알 치료제는 가능하면 루게릭병 발병 초기에 맞는 것이 좋다"면서 "임상시험에서는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환자보다는 초기 환자에게 효과가 더 의미있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뉴로나타-알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치료에 사용됐다.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총 25명이 치료제를 투여 받았다. 코아스템은 올해 1분기에 65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 전까지는 늘 적자에 시달려왔다. 코아스템은 현재 의료보험 비급여 대상인 뉴로나타-알이 급여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아스템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 있는 루게릭병 환자들이 뉴로나타-알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의료 관광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코아스템 공장 내 일반 연구실

김 대표는 "기존 화학·바이오 제약사들은 '염증치료', '세포 사멸 방지', '면역조절' 등 한 가지 기전에만 작용하는 물질로 루게릭병 치료제를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면서 "이와 달리 줄기세포치료제는 한 번에 여러 기전에 작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희귀·난치성 질환은 의약품 개발이 어렵지만 수요는 적기 때문에 대형 제약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두는 분야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희귀·난치병 치료제를 계속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신에 염증이 생기는 면역 질환인 '루푸스'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임상 1상시험을 진행 중인데, 빠르면 5년 후에 출시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파킨슨병의 일종인 '다계통위축증'과 '무산소성 뇌손상'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줄기세포치료제를 보관하는 냉장고

현재 코아스템은 서울에 영업 전용 사무실을 두고 용인 소재 공장에서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사무 공간은 거의 없었다. 코아스템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치료제 제조 공정을 까다롭게 관리하는데, 사무공간 보다는 생산·위생 시설을 더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의대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친 의사다. 진료보다는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애초부터 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 대학 연구실에서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법인을 세우면 임상시험 등의 과정을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코아스템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매출 하나 없이 회사를 10년 이상 경영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상장 이후 줄기세포 연구 인재들을 많이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7~18일 진행된 공모주 청약은 751.9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3조76억원이 들어왔다. 공모가는 1만6000원이었다.

코아스템은 상장을 통해 총 40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회사 측은 연구개발비로 240억5000만원, 시설자금 100억원, 운영자금으로 37억5200만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 액면가: 500원

◆ 자본금: 66억원

◆ 주요주주: 최대주주 김경숙 외 특수관계인 5인(28.57%), 서울글로벌바이오메디컬 신성장동력투자펀드(9.76%)

◆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1571만7440주의 52.92%인 831만6960주

◆ 주관사(한국투자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코아스템은 줄기세포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후보물질 선정 단계부터 제품 출시까지 오랜 기간이 걸림. 임상시험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제품 출시가 무산될 수 있는 위험이 있음.

향후 경쟁 제약사들이 루게릭병 치료제 시판에 성공할 경우 코아스템의 실적 악화가 우려됨.

환자가 많지 않은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주로 개발하기 때문에 투약률이 낮을 경우 실적이 악화 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