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회장.

마윈 회장이 이끄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금융 계열사 안트 파이낸셜과 함께 합작사 커우베이(Koubei)에 약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커우베이는 식품 배송 예약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사업을 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에서 택시 앱(응용 프로그램)이나 음식 배달 앱처럼 모바일 기기와 생활 밀착형 오프라인 서비스를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온라인을 장악한 알리바바가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23일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안트파이낸셜은 커우베이에 각각 4억83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50%씩 나눠 갖는다. 안트 파이낸셜에서 결제 사업을 총괄한 사뮤엘 판이 커우베이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커우베이는 원래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중 하나인 타오바오를 통해 운영됐으나, 이용이 활발하지 않았다. 사뮤엘 판 CEO는 "커우베이는 한동안 있는 듯 없는 듯한 서비스였으나, 앞으로는 회사 O2O 사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커우베이를 통해 회사의 자원을 합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 모두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바일 상거래와 데이터기술(DT)의 힘을 활용해 커우베이는 오프라인 소비와 인터넷 기반 서비스 사이에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커우베이는 식품 배송 서비스로 시작해 병원 예약 등으로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알리바바는 커우베이가 직접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가 커우베이에 거액의 자금을 투입한 것은 경쟁사인 텐센트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텐센트는 레스토랑 리뷰 사이트인 디안핑, 음식 주문 앱 어러머 등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중국 식품 관련 시장에서 알리바바보다 한발 앞서 가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가 O2O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