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입 3년째, 日 관광객 2년 연속 감소
"엔화 약세 영향 있지만 외교적 마찰도 원인"
한일 통화스와프, 한일 FTA 등에 영향줄까 관심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2일 각각 일본과 한국 정부가 주최한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면서 한일 관계가 해빙 모드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긴장감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일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3일 "그동안 한일 양국간 투자가 위축되고 관광객도 줄었는데 이는 엔화 약세 영향도 있겠지만 양국의 외교적 마찰에 따른 영향도 있다"며 "화해 분위기가 이어진다고 전제하면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입은 증감을 반복했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던 2012년 이후부터는 매년 전년대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2012년에 2.2% 감소(금액 기준)한데 이어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10.7%, 7.2% 줄었다. 수입도 2012년에 5.8% 줄었고 2013년에 6.7%, 2014년에 10.4% 감소했다. 일본에 대한 수출입이 3년 연속 동반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들어서도 5월까지 수출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5%, 11.6% 줄어 수출입이 4년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도 2010년 302만3009명에서 2012년 351만8792명으로 늘었다가 2013년 274만7750명, 2014년 228만434명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는 5월까지 84만3973명에 그쳤다. 이형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서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게 해소되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류 관련 수출이 줄었는데 그런 걸 고려하면 (한일 교역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 협력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3일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2년 6개월 만에 재개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회의 때 주요한 국제기구나 다자 협력에서 서로 공조하고 상호 의제에 대해서 협력하자고 논의한 바 있다"며 "내년 5월에 다시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꾸준하게 협력의 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 개선이 한일 통화스와프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정부는 2001년에 우리 원화를 일본에 맡기고 달러나 엔화를 받을 수 있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통화스와프 규모는 처음 20억달러에서 2011년 700억달러까지 늘었으나 2012년에 계약기간이 끝난 물량을 연장하지 않아 100억달러로 줄었고 올해 2월 23일에 종료됐다. 일본이 연장을 거부한 탓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한일 통화스와프를 재개할지 등이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앞으로 한일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다뤄질 지는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일 FTA와 한중일 FTA도 각국간 정치적인 이해 관계가 얽혀 좀처럼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한일 FTA는 2003년 10월에 협상 개시를 선언했지만 2004년 11월 이후로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일본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때 10% 정도였고 최근에도 5~6%에 달해 경제계에서는 FTA가 필요하다고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한중일 FTA는 2012년 11월 협상 개시 선언 이후 현재 7차 협상까지 진행이 됐고 7월 20일부터 24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8차 실무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서비스 자유화 방식, 상품 양허협상지침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 관계 개선이 FTA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한일 FTA는 협상을 안 한지 10년이 지나 더욱 예상하기 어렵고 한중일 FTA도 핵심쟁점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일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외교적 관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수출입이나 관광이 영향을 받지만 환율, 시장 다변화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형근 연구원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일본에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비중이 높았는데 최근에는 일본이 인도나 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입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것은 한일 관계가 좋아지는 것으로 당장 영향을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외교적 관계가 한일 교역 등 경제에 많은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한일 정상간 화해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위안부 문제나 독도 문제 등 양국이 양보하기 어려운 현안이 남아 있어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한일 정치권과 경제계가 협력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