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기자가 찾아간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 입구에 들어서자 특이한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부메랑'처럼 생긴 이 건물은 지상 4층, 연면적 2470㎡ 규모의 '그린스마트 이노베이션 센터(GSIC)'이다.

현대건설이 작년 11월 '그린 스마트(Green Smart) 빌딩'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세웠다. 그린 스마트 빌딩은 에너지를 절감하고 쾌적한 환경을 구현하는 동시에 건물 운영을 자동 제어·통합 관리하는 기술이 적용된 건물을 말한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그린 스마트 빌딩에 건설업의 미래가 있다고 보고 연구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 건물은 이미 상당 부분 에너지 자립이 가능한 그린 스마트 기술을 갖추고 있다. 박대흠 연구개발본부 박사는 "건물 곳곳에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적용했고 생산한 에너지로 건물을 자동 운영한다"며 "건물 전기료를 50% 정도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필요 전력 70% 생산"

GSIC에서는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연평균 필요한 에너지의 약 25%, 냉난방을 하지 않는 시기에는 약 70%까지 생산한다.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는 하루 평균 185kWh(최대 370kWh)의 전력을 만든다. 여기에 연료전지(144kWh)·풍력발전(21kWh)·지열(193kWh)·태양열(14kWh) 등을 모두 동원하면 하루 평균 557kWh의 전력이 생산된다.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에 위치한 현대건설의 '그린 스마트 이노베이션 센터(GSIC)'는 새로 개발된 건축 기술을 실제 검증하는 연구시설이다. 건물 내부에는 주거연구시설, 오피스연구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이 건물은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그린 스마트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는 전용면적 85㎡ 아파트 10가구가 하루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시 방출하는 에너지 저장장치(ESS)까지 가동하면 하루 생산 가능한 에너지는 최대 1448kWh에 이른다.

생산된 에너지는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드(Micro Energy Grid)'로 통합돼 운영된다.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드란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에너지 저장장치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저장·공급하는 소규모 전력망을 뜻한다.

◇"전력량 미리 예측해 스스로 가동"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드가 에너지의 '하드웨어'라면, 이를 자동 제어하는 관리 프로그램, 즉 '소프트웨어'는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s)이다. 일반적인 BEMS가 건물 내 에너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수준이라면 현대건설의 GSIC에 적용한 BEMS는 한 걸음 더 진화했다. 다음 날 생산량과 소비량을 미리 예측하고 전기료를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량과 가동 시간, 저장 여부 등을 판단해 자동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먼저 시스템에 출·퇴근 시간 등을 감안한 냉난방 등 건물 운영 스케줄과 외부 기상 정보, 이에 따른 건물 에너지 소비량을 담은 과거 45일간의 데이터를 입력한다. 여기에 기상청으로부터 다음 날 기상 예보 데이터를 받아 대입하면 전기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음 날의 신재생에너지 운영 스케줄이 만들어진다.

전기 요금이 비싼 낮시간에는 태양광·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집중 가동시키고 전기료가 싼 심야에 남는 전력을 에너지 저장장치에 충전한 뒤 다음 날 전기 소비량이 많은 시간대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미리 짜 놓은 운영 일정에서 에너지 사용량에 15% 이상 오차(誤差)가 생기면 다시 자동으로 운전 방식을 조정한다. 이석홍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장은 "GSIC 건물에 구현된 기술과 연구시설 내에서 검증된 신기술은 향후 3~5년 내에 에너지를 최대 100% 절감할 수 있는 업무용 건물과 주거용 주택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