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정책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E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사 5곳에 700MHz 주파수 5개 채널을 배분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700메가헤르츠(MHz) 대역 주파수 분배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KBS1과 2,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 5곳 모두에 700MHz 주파수를 할당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BS에는 700MHz 대신 DMB 대역을 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달라 관심이 모아진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정책소위원회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미방위 전체회의실에서 700MHz 주파수 대역 용도에 관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조해진 주파수소위 위원장과 심학봉 의원, 최민희 의원, 전병헌 의원을 비롯해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이기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참석했다.

700MHz 주파수는 698~806MHz 사이의 108MHz 대역 폭을 말한다. 전파 도달 거리가 길어 기지국을 많이 설치할 필요가 없고 회절성(장애물을 피해 가는 성질)이 우수해 ‘황금 주파수’로 불린다. 국내 통신업계와 방송업계는 이 주파수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수년째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최재유 차관은 “지상파 방송사 5곳에 5개 채널을 배분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아직까지 해답을 찾진 못했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찾아보고 다음 소위 전까지 답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지난달 19일 진행된 회의 당시 일명 ‘4+1안’이라 불리는 정부의 700MHz 주파수 활용 방안을 제시했었다. 4+1안은 초고화질(UHD) 방송을 하는 KBS1과 2, MBC, SBS 등 4곳에 각각 6MHz 폭씩 총 24MHz 폭(4개 채널)을 할당하고, EBS에는 DMB 대역을 따로 배정하는 방안이다. 통신 분야에는 40MHz 폭이 별도로 배정된다.

이 안을 두고 정치권과 방송업계가 “규모가 큰 지상파 방송에만 700MHz 주파수를 배정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EBS에는 DMB 대역을 배정하겠다는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정부가 “5개 채널 할당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조해진 위원장은 “기술적으로 어렵겠지만 정부가 좀 더 의욕적으로 고민하면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라며 “EBS까지 포함시켜 기존 4+1안보다는 진전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전병헌 의원은 “최근 중국이 3.5기가헤르츠(GHz) 대역 주파수를 LTE(4세대 이동통신)용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우리도 3.5GHz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3.5GHz 대역 200MHz 폭의 주파수를 방송 중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 의원은 이를 반납하도록 해 통신에 넘겨주고, 700MHz 주파수는 지상파 방송에 몰아주자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성배 미래부 전성배 전파정책국장은 “회수 후 재배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관련 기술이나 장비 개발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2018년은 돼야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