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이동통신사들에 배정하려던 주파수 할당 계획이 내년으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창조과학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주파수 확보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어, 당초 연내에 할당하려던 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스마트폰의 데이터 이용량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올해 추가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내년 하반기부터 통신 속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파수는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와 같다. 도로 폭이 넓어질수록 많은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것처럼 주파수도 많으면 많을수록 대량의 데이터를 빨리 전송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13년에 향후 10년간의 장기적인 주파수 확보·할당 계획인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수립해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올해 미(未)사용 중인 통신용 주파수를 확보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에 각 40메가헤르츠(MHz)씩, 총 120MHz 폭을 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존 이통사에 배정하려던 주파수 가운데 2개가 차질을 빚게 됐다. 하나는 700MHz 대역이다. 현재 국회에서 "이 주파수는 지상파의 초고화질(UHD) 방송용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아직 사용 용도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또 다른 주파수는 2.6기가헤르츠(GHz)다. 미래부는 최근 이 주파수를 기존 이통사가 아닌 제4 이동통신에 주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연내에 제4 이통사를 출범시켜 경쟁을 활성화하고 가계통신비를 인하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통 3사 중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1753만명으로 가장 많은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주파수 부족 현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각 사가 LTE용으로 사용하는 주파수 폭은 75~85MHz로 큰 차이가 없다. 정부가 주파수를 공급할 때마다 3사 공평하게 배정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선 "주파수 사용료는 얼마든지 낼 테니 빨리 쓸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정부가 너무 정치권의 눈치만 본다"며 비판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써서 내년 상반기엔 반드시 주파수를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