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공장이나 철강공장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청정 연료로 바꿀 기술이 개발됐다.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친환경 연료는 덤으로 얻게 되는 셈이다.

한국화학연구원과 현대오일뱅크는 16일 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메탄올 제조 플랜트 준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준공한 메탄올 제조 플랜트는 실제 상용 플랜트를 만들기 직전의 실증 시설이다. 하루 10만톤의 메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 메탄올은 바이오디젤(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해서 만든 연료)의 주성분이다.

전 세계는 지금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을 시행하며 온실가스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연구진은 정유공장이나 철강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에 물(수증기)과 메탄을 섞은 다음 여기서 나온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합해 메탄올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학연구원 전기원 박사팀이 이런 반응이 잘 일어나게 하는 촉매를 개발했고, 설계와 시공 등 공정 기술은 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메탄올은 특히 친환경 연료이면서 플라스틱과 고무 등을 만드는 화학 기초원료 제조에도 쓰이는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메탄올을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기존 기술보다 획기적으로 줄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예로 투입한 이산화탄소의 활용도가 95%에 달할 만큼 효율이 좋다.

이번 연구의 아이디어는 지난 2006년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이 이산화탄소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됐다. 화학연구원과 오일뱅크는 2010년 말 하루 50kg의 메탄올을 만들 수 있는 소형 플랜트를 개발했다.

이들은 앞으로 이번에 준공한 실증 시설을 연속 운전하며 경험을 축적하고, 연간 10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상용 플랜트 설계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메탄올 수요는 지난해 기준 연간 152만톤이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이 물량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메탄올 시장 규모가 매년 6~9% 성장하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

이규호 한국화학연구원장은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 국가"라면서 "올해부터 시행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