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종 주가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일어난 한류 열풍을 타고 주력 아이돌 그룹들의 인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던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올 들어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화 약세로 주요 수익처였던 일본에서의 매출액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데다, 기존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도 점차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대표했던 두 회사가 주춤한 사이 이들에 가려져 있던 중소 규모 연예기획사들과 코스닥시장에 새롭게 입성한 업체들은 주가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새롭게 떠오른 소속 배우의 인기를 업고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드라마 제작이나 해외 기획사와의 합작 등을 통해 시너지를 꾀하고 있는 곳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엔低 우려… 코스닥지수 상승률 밑도는 YG·SM 상승률
화장품과 바이오, 제약 등의 업종에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면서 올 들어 코스닥지수는 30% 상승했다. 그러나 에스엠은 올 들어 주가가 9.1% 하락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2.8% 오르는 데 그쳐 코스닥지수에 크게 못 미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쌍두마차'로 꼽혔던 두 회사의 주가가 계속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요 수익처인 일본에서의 공연 수익이 엔화 약세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와이지엔테터인먼트가 39%, 에스엠은 27%에 이른다.
회사의 매출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주력 그룹의 멤버 이탈과 신인 그룹의 부재도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에스엠은 지난해 소속 가수인 소녀시대의 멤버 제시카가 탈퇴한 데 이어 차세대 아이돌 그룹인 엑소의 중국인 멤버들도 잇따라 팀을 나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키이스트·에프엔씨·NEW 후발 주자 강세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증시에서 고전하는 사이 후발 주자 격인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차세대 한류 스타로 꼽히는 배우 김수현이 소속돼 있는 키이스트는 올 들어 주가가 76.8% 뛰었다. 지난해 김수현이 출연작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주목을 받았던 키이스트는 올해 화장품 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성장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와 NEW도 올 들어 주가가 각각 72.5%, 39.6% 상승했다.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는 가수들이 주(主)가 되는 연예기획사로 일본 내 매출 비중도 높다. 그러나 아이돌 가수가 중심이 된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달리 밴드 음악에 주력해 차별화돼 있는 데다, 최근 일본 내 밴드 공연 시장에서 관객 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 투자·배급사인 NEW는 저예산 영화 투자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며 2008년 이후 7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2013년에는 영화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 '신세계' 등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며 19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새 성장 동력 찾아라… 패션, 화장품으로 영역 확장
일부 소속 가수나 연기자들의 공연과 광고 수입 의존도가 컸던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성장이 조금씩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많은 업체는 주력 사업과 연계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홍콩 소재 화장품 제조사인 코드코스메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고, 신규 화장품 브랜드인 '문샷'을 출시했다. 또 글로벌 명품 업체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산하 펀드인 L캐피털로부터 신사업 협력을 위해 61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에스엠은 코엑스와 손잡고 올 초 서울 삼성동에 소속 가수들의 전용 공연장과 캐릭터 용품 판매점, 카페 등으로 구성된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