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군인이나 세월호 참사, 화재 등 대형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를 호소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일부는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불리는 이 증상은 현재 심리상담 이외에는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다. 미국 연구진이 이런 PTSD를 치료하는 것은 물론, 예방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크리스토퍼 로우리 교수는 12일(현지 시각) 캐나다 빅토리아에서 열린 국제행동신경과학회 연례총회에서 "면역력을 강화시키면 공포나 위협 등 정신적 충격을 잘 극복하면서, 심각한 사고에도 PTSD 같은 후유증을 겪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쥐에게 박테리아를 3주 동안 3차례 주입하는 방식으로 쥐의 면역력을 조작했다. 박테리아가 여러 차례에 걸쳐 체내에 들어오면, 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면역력을 높인 상태를 유지한다.
연구팀은 이 쥐를 전기 충격이 하루에 한 차례씩 발생하는 우리에 집어넣고 관찰했다. 일반적으로 전기 충격을 며칠간 정기적으로 받은 쥐는 공포가 각인된다. 같은 모양의 우리에 들어가면 전기 충격이 없어도 온몸을 움츠린 상태로 움직이지 못한다. PTSD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면역력을 강화한 쥐는 전기 충격을 받은 뒤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였다.
로우리 교수는 "면역력이 강화된 쥐는 스트레스나 공포를 받더라도, 이를 해소하고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한 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사람의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PTSD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력 2015.06.1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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