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드사들이 내놓는 신상품은 '빅데이터'와 '모바일'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카드사들은 하루에 수백만건씩 발생하는 카드승인 내용(빅데이터)을 분석, 카드 사용자의 성별·연령·소비패턴에 특화된 카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있는 모바일카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QR 코드(격자무늬로 된 2차원 바코드)가 화면에 뜨는데, 이 코드를 카드 결제 단말기에 대어 인식시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또 플라스틱 형태의 실물(實物)에서 벗어나 스마트폰의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이나 애플리케이션 형태로만 존재하는 모바일 단독 카드 상품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카드 상품을 고를 수 있는 데다 최적화된 할인 혜택이 제공돼 보다 '스마트'한 카드사용이 가능해졌다. 모바일카드는 늘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카드를 대신할 수 있게 되기에 뚱뚱한 지갑을 날씬하게 만들 수 있어 편리하다.

◇빅데이터 카드, 사회 현상 분석까지 척척

지난해 12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직장인 이모(여·31)씨는 매일 한두 잔씩 마실 정도로 좋아하던 커피를 끊었다. 이씨는 최근 신한카드에서 태교여행 상품에 관한 광고 메일을 받았다. 이씨는 자신의 임신사실을 카드사가 어떻게 알았는지 신기해하면서도 카드사가 보내온 메일을 보면서 이번 여름에는 태교여행을 가기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가임기(可妊期) 여성이 커피전문점이나 주점에서 카드사용이 줄어드는 반면, 유기농 식품 판매점에서 카드사용이 늘어나면 임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작년 5월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시작해 최근에는 카드사용자 개인에게 맞춤형 할인정보 등을 제공하는 '샐리'(Sally)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둔 '삼성 LINK'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카드 LINK 서비스는 카드사용자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해당 사용자가 선호하는 업종이나 지역, 유사한 성향의 다른 가입자가 선호하는 인기 가맹점 등을 예측해 개인별로 맞춤형 할인혜택 등을 제공한다. BC 카드는 개인별 소비성향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회 현상을 함께 분석해 상품·서비스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마케팅 프로파일링 시스템'(AIPS)을 개발 중이고, 이르면 올 연말 선보일 예정이다.

◇모바일 카드, 스마트폰 속으로 쏙

모바일 단독 카드 출시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유권해석을 통해 플라스틱 실물이 없는 모바일 단독카드 출시를 승인하면서부터 활성화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핀테크'(금융과 IT기술의 결합) 열풍에 힘입어 성장잠재력이 큰 스마트폰 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속속 모바일카드 시장에 합류했다. 지난달 21일 하나카드는 세계 최초 모바일 단독카드인 '모비원'을 내놓았다. 할인한도 없이 카드사용액의 0.8%가 기본 할인되고, 오프라인 특화가맹점에서는 2배에 달하는 1.6%가 할인된다.

신한카드도 지난달 말 '큐브' 등 모바일 신용카드 4종과 'S20 핑크' 등 체크카드 2종을 내놓으며 모바일카드 전쟁에 합류했다. 모바일카드는 카드 발급 및 배송에 드는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카드사들이 사용자에 대해 마케팅을 강화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연회비가 5000원 안팎으로 기존 실물 카드에 비해 절반 정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바일카드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가 준비된 오프라인 가맹점 수가 적어서 오프라인에서는 당분간 원활한 사용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