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고졸인재 JOB CONCERT'에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 왼쪽)이 특성화고 고등학생을 면접하고 있다.

이른바 SKY라 불리는 명문대학 경영학과 출신 김상경씨(30·가명)는 우리은행 면접을 본 후 "스펙도 괜찮고, 면접도 잘 봤기 때문에 무조건 합격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 김씨의 탈락 원인은 '불성실한 면접 태도'였다. 우리은행 채용담당자는 "많은 면접생이 실수하는 부분이 면접관이 본인에게 질문이나 말을 거는 순간만 최선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에서는 보통 5명의 면접생이 동시에 들어가 30분간 면접을 본다. 일반적으로 면접관이 본인에게 질문할 때는 환히 웃으며 자신 있게 답변한다. 하지만 면접관이 다른 지원자와 대화 중일 때는 무관심하게 딴청을 부리거나, 자신의 답변을 되뇌며 표정이 어둡게 굳어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은행 채용담당자는 "다른 지원자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감하는 자세, 면접장 분위기에 맞추어 피드백하는 노력, 면접대기실에서 순번을 기다리는 동안의 대화, 표정, 태도 등도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라고 말했다.

◇ 올해 채용 계획, 시기, 인원

우리은행은 116년의 전통을 가진 '최초의 민족은행'이며 높은 연봉과 다양한 복지혜택으로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신의 직장' 중 하나다. 올해는 작년보다 신입사원을 2배 정도 더 뽑을 계획이다. 상반기에 개인금융 서비스 직군 공채에서 160명 이상을 채용했으며, 5월에 특성화고 공채(현재 진행 중), 9월에 하반기 대졸자 공채, 11월에 장애인 사무행원 공채 그리고 연중 수시 경력단절여성 공채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채용 방식인 'We크루팅' 제도를 도입했다. 'We크루팅'은 전국을 돌며 예비지원자에게 은행의 인재상과 전형방법을 설명하고 현장면접을 통해 인재를 사전에 발굴하는 방식이다. 올 3월 서울, 용인, 대전, 부산 4개 도시에서 연 개인 금융서비스 직군 채용을 위한 'We크루팅 데이'에는 약 1000여명의 예비지원자가 몰려 취업특강을 듣고 현장 면접을 봤다.

◇ 채용 과정 단계

우리은행의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1차 면접(실무진 면접)→인적성검사→2차 인성면접(임원면접) 총 4단계다. 실무자 면접은 인성면접, PT면접, 세일즈면접, 토론면접 순으로 하루 동안 진행한다.

◇선호 스펙 : 첫째는 정직, 둘째는 최고의 금융전문가

우리은행원이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은 정직이다. 또한 고객에 대한 겸손과 배려, 그리고 개인적인 성실함이 꼭 필요하다. 우리은행이 채용하려는 인재상은 '품성이 바르며 전문성과 함께 원칙과 상식에 바탕을 둔 최고의 금융전문가'다. 이 인재상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핵심가치인 고객행복·미래도전·정직신뢰·인재제일을 파악하고, 최상의 금융서비스로 고객행복과 국가발전에 공헌할 꿈과 열정을 가진 인재라면 우리은행 입사 문은 활짝 열려 있다고 우리은행 채용담당자는 말했다.

우리은행 채용담당자는 "아무리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해외 인턴을 다녀오는 등 스펙과 경력이 좋아도, 우리은행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지 않으면 탈락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은행은 지방인재 발굴을 위해 '지역전문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고등학교나 대학교 출신을 우대하고, 채용 후 연고가 있는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서류 심사 :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솔직하게 작성해야

우리은행은 은행업의 특성상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성이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해 자기소개서를 중요시한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의 가치관 및 인생목표, 우리은행에 대한 관심, 입사 준비에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파악한다.

지원자 개인별로 다 경험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모범답안은 없다.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남들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장점과 경험을 솔직하게 적는 것이 좋다.

우리은행측은 자기소개서 작성항목이 구체적이고 글자 수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5가지 원칙을 지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①일단 많이 적은 후 요약하고, ②논리정연하고 읽기 쉽게 작성하며, ③단순 나열보다는 구체적 성과들을 제시하고, ④지원 동기 및 입사 후 포부에 중점을 두고, ⑤본인의 자신감·열정·입사의지를 정확히 표현하라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자기소개서 문항에 인문학적 소양을 파악하기 위한 평가 부문을 추가했다. 본인의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서적을 소개해보고 어떻게 인생에 반영됐는지를 작성하는 문항이다. 인문학적 소양뿐만 아니라 평소 가치관과 관심분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알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우리은행은 최근 자기소개서 분량을 4000자에서 8000자로 늘렸다. 또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쓰며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능력과 다양한 사고와 생각의 깊이를 볼 수 있도록 '에세이 형식'으로 자유롭게 쓰도록 했다. 채용담당자는 우리은행 입행에 열의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은행과 다른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보고 장단점을 비교분석해 달라"는 문항에 특히 관심이 간다고 했다.

우리은행 본점

◇1차 면접(실무진 면접) : 지원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기회

우리은행 면접의 특징은 학력, 연령, 전공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이라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실무진 면접을 하루에 걸쳐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첫 번째 인성면접은 3명의 면접위원이 1명의 지원자를 상대로 한다. 3분 이내로 자기소개를 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이다. 두 번째, PT 면접은 미리 준비해 놓은 시사 문제 2개 중 자신 있는 것 한 가지를 선택해 답한다. 준비 시간은 10분 내외이며, 발표는 3분이다.

세 번째, 세일즈 면접은 연출된 금융점포 내에서 역할극을 실시해 고객을 어떻게 응대하는지 관찰 평가하는 면접이다. 지원자는 뒤집혀 있는 우리은행 금융상품 중 1개를 선택해 해당 상품을 고객에게 설명하고 권유한다. 네 번째, 토론면접은 12명이 2개조로 나눠 토론한다. 특정 이슈에 대해 찬성하는 조, 반대하는 조가 각각 자신의 조의 기본취지를 알리는 기조연설을 한 후 토론을 한다.

우리은행은 면접이 끝나면 고생한 지원자들을 위해 피자, 치킨, 맥주 등 다과를 제공한다. 이 시간에 지원자들은 심사위원들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은행에 대해 궁금했던 점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것. 또한 하루 동안 진행되는 면접 시간 동안 현직 행원들로 구성된 '루키'들이 각 조에 배치돼 지원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은행 채용담당자는 "금융권 지원자가 모두 비슷하겠지만, 특히 우리은행 지원자라면 금융상품, 경제동향 등을 미리 숙지하고 면접에 임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은행 영업점을 꾸준히 방문하고 최근 은행상품과 은행 창구 직원들의 서비스 응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17일 저녁 서울 홍익대 인근 소공연장에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 가운데)이 영업점 직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통과 공감이라는 주제로 'CEO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2차 인성면접(임원면접) : "자기 신뢰가 성공에 있어서 제일의 비결"

실무진 면접 후 진행되는 인적성검사는 인성에 큰 결격사유가 없는 한 모두 통과하는 가벼운 테스트다. 은행업은 대고객 업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므로 적극성, 친화력,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하다.

임원면접은 지원자들이 그동안 살아온 삶을 통해 이루어진 자신의 가치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은행 채용담당자는 "지원자들은 본인의 스펙과 자격증 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인성 및 가치관, 윤리성"이라고 말했다. "평소 지원자 본인의 모습을 어필하고 은행원으로서의 자세 및 우리은행을 지원한 확고한 동기와 의지, 입행 후 자신의 명확한 목표를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이 어느 기업에서나 통할 '엘리트'라는 것을 증명하려하지 말고 우리은행에 맞는 인재라는 것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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