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시장이 활성화하자 엔젤투자자(개인 투자자)들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은 벤처캐피털(VC) 등 회사에 속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투자해 이윤을 내는데, 최근 들어 벤처기업의 몸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 속에서 정부의 소득 공제 혜택까지 더해지자 엔젤투자 '붐'이 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엔젤 매칭펀드 신청 금액, 연초 대비 2배

모태펀드 운용 기관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지난달 엔젤 매칭펀드 신청 금액은 총 30억7700만원으로 1월(16억4200만원)에 비해 약 2배 규모였다. 신청 건수는 24건으로 1월 신청 건수인 10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엔젤 매칭펀드'란 개인 투자를 받은 벤처 기업이 추가 자금 수혈을 필요로 할 경우 투자금만큼의 돈을 더 받을수 있는 펀드를 뜻한다. 한국벤처투자에서 최대 100%까지 출자해 결성하며, 10년 간 운용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엔젤 매칭펀드 신청 금액이 투자금 전체를 반영할 수는 없으나, 비례 관계는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대표성을 띤다.

엔젤 매칭펀드 신청 금액은 지난 3월엔 46억900만원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당시 신청 건수는 38건을 기록, 올 들어 최고치를 나타낸 바 있다.

◆ VC 투자도 활성화⋯4월만 2270억원

엔젤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벤처캐피털의 투자 활성화와 궤를 같이 한다.

국내 벤처캐피털들은 올 들어 총 5852억원을 투자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 넘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투자금의 증가 추세는 월별로도 뚜렷하다.

지난 4월 벤처캐피털의 투자금은 총 2270억원을 기록했다. 1월(849억원), 2월(1243억원), 3월(1490억원)에 이어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올 들어 증시가 활황을 띠자 상장 주식은 물론 동종 업계 비상장 주식의 가치도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비상장 초기 기업에 투자하려는 심리도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어느 정도 조정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상당히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는 30% 넘게 상승해 700선을 넘나들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들어 몇 가지 '빅딜' 사례가 주목을 받으며 벤처 투자의 매력이 한층 더 부각되는 분위기다.

현재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은 지난 3일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앞서 지난해 5, 11월 미국 세쿼이어캐피탈과 블랙록으로부터 각각 1억달러, 3억달러를 투자받은 바 있다.

지난달에는 다음카카오가 내비게이션 '김기사' 개발사인 록앤올을 626억원에 인수했다. 다음카카오도 벤처 기업으로 출발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이 M&A 사례는 벤처의 선순환 모델의 하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 엔젤 투자 소득 공제 혜택 커졌다

엔젤 투자 활성화 바람에는 '세제 혜택'이라는 보다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벤처 투자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소득 공제 혜택이 더 커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정부는 5000만원 이하의 엔젤투자금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50%로 제한해왔으나, 올해부터는 1500만원 이하의 투자금에 대해선 소득공제율 100%를 적용하기로 했다. 소득공제 한도가 두 배 높아진 것이다.

엔젤투자금이 15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일 경우엔 그대로 50%가 공제된다. 5000만원을 초과하는 투자금에 대한 공제율도 30%로 이전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