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쌍용동 아파트 전세를 얻어 신혼 살이를 하던 박수현(30)씨는 어느날 날벼락을 맞았다. 집주인 부부가 이혼하면서 재산 배분이 문제가 돼 해당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아파트에 우선순위 대출이 없어 경매로 집이 넘어가더라도 세입자의 거주권과 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를 구하면서 일부 전세금을 이면 계약한 것이 문제가 됐다.

박씨는 신혼부부 전세대출로 전세금을 구해야 했다. 그런데 박씨가 입주한 아파트는 매매가 1억6000만원인 전용면적 60㎡ 아파트였고 전세금은 1억5000만원이었다. 신혼부부 전세대출이 전세가율 90% 이하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계약서 상에는 1억4200만원으로 거래한 것으로 적고 나머지 800만원은 이면 계약을 통해 집주인에게 줬다. 경매에 넘어가면서 이면계약으로 거래한 800만원은 돌려받을 가능성이 낮아졌다.

천안시와 수원시, 평택 등 아파트 전세가율이 90% 가까이 되거나 이보다 높은 곳에서 종종 생기는 실제사례다. 아파트 보증 보험이 90%까지만 되는 점과 신혼부부 전세대출이 전세가율 90% 이하인 전세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최근 이런 사례를 찾아보기가 쉬워졌다. 이같은 이면계약은 집주인이 바뀔때도 문제가 된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김창현(35)씨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김씨가 전세를 얻어 살던 경기 수원시 매탄동 e편한세상 60㎡아파트는 2월 기준으로 매매가 3억원에 전세는 2억8000만원이었다. 계약서는 2억6000만원에 적고 이면계약으로 2000만원을 집주인에게 줬다. 문제는 집주인이 4월에 이 집을 매각했고 이 때문에 새 집주인과 실랑이를 벌였다.

김씨는 실랑이 끝에 간신히 돈은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자칫 이면계약을 통해 진행된 금액은 보장 받기 어려운 경우가 흔하게 생긴다. 박씨의 경우는 경매가 넘어가고 배당요구를 할 때 이면계약 금액까지 포함해 신고하면 돌려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은행에서 파악하고 있는 거래액이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면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이면 계약은 사실상 인정받기가 어렵지만 대출을 받은 은행이나 경매를 담당하는 은행에 신고한 계약금액이 이면계약금을 포함했으면 돌려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사실상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필요에 따라 이면계약이 성행하는 부동산 시장이긴 하지만 자칫하면 보증금 일부를 날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