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2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I/O'에서 차기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M'을 공개했다. 새 OS는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 기능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고, 기존 기능들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신경썼다. 새롭게 담긴 서비스로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안드로이드 페이'가 소개됐다.
◆ 더욱 똑똑해진 모바일 시대의 충실한 보조자 '구글 나우'
구글은 안드로이드M에서 이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답을 제시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이용자 보조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른바 '구글 나우(now)'로 불리는 서비스를 개선한 '구글 나우 온 탭(on tap)'을 탑재한다.
나우 온 탭은 이용자의 의도를 스스로 파악한다. 예컨대 이용자가 유명 DJ 스크릴렉스(Skrillex)의 음악을 스마트폰으로 듣는 도중, DJ의 본명이 궁금해졌다. 이 때 온 탭을 켜고 "얘 본명이 뭐니"라고 물으면 스크릴렉스의 본명 '소니 존 무어'가 적힌 프로필을 화면에 띄운다. 스크릴렉스라는 키워드를 생략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스템이 스스로 맥락을 짚은 것이다.
다른 이용자와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모르는 레스토랑이 대화에 나왔다. 이 때 스마트폰의 홈버튼을 누르면 구글 나우가 레스토랑 이름을 인식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만약 메시지 내용 중에 이용자의 일정과 관련된 내용이 있으면 알림을 설정할지 묻기도 한다. 예컨대 배우자와 내일 세탁소를 들려야 한다는 대화를 주고받으면 스마트폰이 스스로 일정 등록을 돕는다. 음성 인식 정확도도 개선됐다. 인식 오류율은 2013년 23%에서 8%대로 줄었다.
구글의 이런 무기들은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을 통해 이뤄졌다. 컴퓨터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계 처리해 이용자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구글이 그간 검색 서비스를 통해 세계 어느 기업보다 많이 수집한 데이터 덕분에 가능한 기능이다.
이날부터 이용이 가능한 '구글 포토'도 기계 학습의 도움으로 탄생했다. 구글 포토는 이용자에게 중요한 사진이 무엇인지 스스로 확인해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별로, 장소별로, 사건별로 정리한다. 예컨대 '토론토 폭설'과 같은 특정 사건, 조카 사진 등으로 분류를 알아서 한다는 것이다.
구글 포토는 최대 1600만 픽셀, 1080P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애플 iOS에서도 쓸 수 있다.
◆ 애플페이 대항마 '안드로이드 페이'
안드로이드M은 서드파티(제3자) 앱(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이용자의 접근성을 개선했다. 새 앱을 처음 사용할 때 위치 데이터나 연락처, 캘린더, 카메라 등 센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의 허락을 구하도록 했다. 이전까지 안드로이드는 제3자 앱을 설치하기 전에 정보 수집이나 기기의 센서 사용에 대한 허가를 이용자에게 물었다. 이 때문에 설치 후에 이용자가 앱의 '행동반경'을 제어하기가 어려웠다. 또 안드로이드M에서는 추후에 설정에서 각각 앱의 허용 범위를 확인하고, 변경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M은 지문인식을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결제에 필요한 신분 확인 기능으로 삼았다. 안드로이드 페이 결제 방식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기능이다. 지문 인식으로 전화 잠금을 해제하고 바로 결제하는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제 앱을 따로 열 필요가 없다. 안드로이드 페이는 NFC(근거리무선통신)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면 모두 사용 가능하다. 미국 내 70만개 이상 매장과 리프트, 우버 등 서비스 결제에도 쓸 수 있다.
데이브 버크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카드 번호를 한번 스마트폰에 입력해두면 다음부터는 가상의 번호를 부여해 실제 카드 번호는 공유되지 않는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 배터리 수명 2배 연장
안드로이드M은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 소모량을 최대한 줄이는 데도 신경썼다. 영어로 낮잠을 뜻하는 '도즈(Doze)' 기능을 통해서다. 도즈는 이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 기기를 비활성화해 전력 소모를 줄인다. 안드로이드M을 설치한 넥서스9 태블릿PC는 전작인 안드로이드 롤리팝을 설치한 넥서스9보다 2배 이상 길게 작동했다.
충전도 빨라졌다. USB Type C를 통해 3~5배 이상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