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급쟁이들 사이에서 '25만원 절세 통장'이 재테크 필수 상품으로 떠올랐다. 올해부터 1인당 연 300만원까지 세액공제(13.2%)가 가능한 개인형 퇴직연금(IRP) 얘기다. 재테크에 밝은 직장인들은 연말정산 파동 이후 절세에 주목하고 IRP에 월 25만원씩 꼬박꼬박 저축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국민·신한·농협·우리·하나·외환·기업 등 7개 은행의 IRP 적립금은 올 1분기(1~3월)에만 2719억원 늘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IRP 적립금이 지난해 말 8조3000억원에서 2024년에는 92조6000억원으로 11.2배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정 삼성증권 부장은 "지금까지 IRP는 퇴직을 앞둔 근로자가 퇴직금을 받으려고 만드는 경우가 많아서 대다수 직장인들 머릿속엔 퇴직자 통장이란 생각이 강하다"면서 "하지만 올해부터 재직자들도 IRP를 만들 수 있고, 300만원까진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IRP를 노후 효자(孝子)로 만들기 위해 직장인들이 꼭 알아야 할 4가지 체크 포인트를 머니섹션 M플러스가 알아봤다.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그래픽=양인성 기자

두 자릿수 고수익… 종잣돈 밀물

지금까지 연금 세액공제는 연금저축이든 퇴직연금이든 상관없이 연 400만원이 한도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세액공제 한도가 700만원으로 높아졌다. 그런데 이때 늘어난 300만원 한도는 퇴직연금(IRP 또는 개인책임(DC)형 연금)에 넣어야만 챙길 수 있다. 총급여가 5500만원이 넘으면 13.2%가 세액공제되고, 5500만원 이하인 경우엔 16.5% 세액공제되어 더 많은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단순 계산하면 총급여 5000만원인 근로자가 연금저축과 IRP에 총 700만원을 저축하는 경우, 최대 115만5000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직장인들은 "사실상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장받는 것 아니냐"면서 IRP에 앞다퉈 가입하고 있다. IRP는 과세 이연되기 때문에 연금 수령 전까지는 아무리 펀드 수익이 많이 나도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같은 세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맞벌이 부부는 소득 적은 사람에게 몰아라

연금 관련 제도가 크게 달라진 만큼 맞벌이 부부의 연금 재테크도 소득 여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소득이 적은 사람의 세액공제 한도부터 채우는 것이 주요 골자다. 가령 남편은 총 급여가 6000만원이고, 아내는 4000만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아내가 IRP에 300만원을 적립하면 저축 금액에 대해 16.5%를 세액공제받아 49만5000원을 돌려받지만, 남편의 세액공제율은 13.2%(총급여 5000만원이 넘기 때문)를 적용받아 39만6000원만 돌려받을 수 있다. 똑같은 돈을 IRP에 넣지만 소득에 따라 돌려받는 세금이 달라지는 셈이다.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은 "맞벌이 부부는 소득이 낮은 배우자의 연금 세액공제 한도(연간 700만원)부터 먼저 채우고, 자금 여유가 되면 소득이 높은 배우자 계좌에 불입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연금저축+IRP 짝꿍 전략으로 맞서라

전문가들이 권하는 연금 재테크의 새로운 트렌드는 '3325'란 키워드로 요약된다. 매달 연금저축에 33만원을 넣고, 대표적인 퇴직연금인 IRP에 25만원씩 넣어 정확히 700만원을 채우는 것이 이상적인 구조란 것이다. 김동엽 미래에셋 이사는 "연금저축과 IRP가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상호보완적으로 가입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연금저축은 가입 대상이나 연령에 딱히 제한이 없다. 반면 IRP는 퇴직연금 가입자만 가입할 수 있다(자영업자는 2017년 예정). 또 연금저축은 운용하는 회사에 따라 보험, 신탁, 펀드로 나뉘며, 운용하는 상품도 정해져 있다. 반면 IRP는 가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하나의 계좌 내에서 예금은 물론, 펀드, 보험,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다양하게 담을 수 있다. 또 적립금을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는 연금저축과 달리, IRP는 일종의 자물쇠 기능이 달려 있어서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질병 등 법정 사유를 제외하고는 중도·부분 해지가 불가능하다.

초저금리 공격수로 나서는 70% 룰

IRP는 노후 대비용 상품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주식·후순위채권·전환사채·사모펀드 등과 같은 위험 자산에는 투자할 수 없게 돼 있다. 펀드와 같은 원리금 비보장 자산에 투자할 순 있지만 총 투자 한도는 적립금의 40%로 제한되어 있다. 일명 위험자산 40% 룰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IRP 투자자들은 실적배당형 상품에 가입한다고 해도 채권형 펀드 혹은 주식 비중이 40%에 미치지 않는 채권혼합형 펀드를 고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종전 40% 룰 대신에 70% 룰이 생겨 원리금 비(非)보장 자산에 대한 총 투자 한도가 70%로 늘어난다. 가령 적립금 중 30%만 예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 상품에 넣으면, 나머지 70%는 주식형 펀드에 넣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IRP(개인형 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개인이 돈을 넣고 투자 방향까지 결정하는 일종의 은퇴 준비 통장이다. 가입 대상과 소득 원천에 따라 퇴직 IRP와 적립 IRP 등으로 나뉜다. 퇴직 IRP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을 때 필요한 통장이다. 적립 IRP는 근로자가 세액공제를 목적으로 추가 납입하는 통장인데, 올해부터 1년 300만원까지 세액공제(13.2~16.5%)가 가능해졌다. 퇴직연금 수령 이전까지는 과세 이연 혜택이 부여되고 연간 1200만원까지 추가 납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