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포스코P&S, 포스코ICT, 포스코기술투자 신용등급 강등
-한신평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포스코의 계열사 지원 의지 약화 시그널"
-금융권 "제2의 포스코플랜텍 나오지 말라는 법 없어"

포스하이알의 법정관리,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 신청 등에 영향받아 포스코 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다. 포스코가 이들 계열사들에게 자금 지원을 거부한 것이 등급강등 빌미를 제공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가 계열사 지원에 소극적인 만큼 본사 지원을 염두에 두고 실제보다 높은 등급으로 평정한 것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계열사 정리 속도와 폭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본사 지원 가능성 낮아진 데 따른 조치"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7일 포스코건설, 포스코P&S, 포스코ICT, 포스코기술투자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신용등급을 한 등급씩 강등했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P&S는 회사채 신용등급이 'AA-'에 'A+'로, 포스코기술투자는 'A'에서 'A-'로 하향됐다. 포스코ICT는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A1에서 A2+로 하향됐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한신평은 "포스코가 계열사 중 하나인 포스코플랜텍에 재무적 지원을 중단하고 채권 금융기관에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을 신청함으로써 그룹의 지원의지가 일부 약화된 점과 개별 계열사의 자체 신용도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워크아웃을 신청한 포스코플랜텍 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내렸다.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은 모두 유지했지만, 등급 하향검토 감시대상에 올려 추후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신용평가사들의 움직임은 대기업 계열사 신용등급에 반영돼 있는 '후광 효과'를 제거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계열사는 본사 지원 가능성이 담보돼 있다는 이유로 실제 신용상태에 비해 한, 두 단계 높은 신용등급을 받게 되는데, 한신평은 포스코 계열사에 대해서는 이같은 후광 효과를 제거했다.

류승협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파트장은 보고서에서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지원 중단은 포스코의 계열사 지원의지가 상당히 약화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 포스코 계열사 구조조정 규모 커지나

한신평은 이날 평가 보고서에서 포스코 본사 차원의 지원가능성을 정량화해 등급 판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공개했다(아래 사진 참조).

이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포스코P&S, 포스코기술투자는 본사 차원의 지원 여력과 의지가 상대적으로 다른 계열사에 비해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이들 계열사 등급을 한 등급씩 낮췄다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포스코ICT는 자체 신용도가 낮아진 데 따른 등급강등 사례다.

한국신용평가

재계에서는 신평사들의 움직임이 포스코의 계열사 구조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금융권이 포스코 계열사들에게 과거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포스코 본사가 계열사 지원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자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될 경우 '제2의 포스코플랜텍 사태'가 재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구조조정으로 매각 등의 방식으로 정리되는 계열사가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최근 구조조정 방안으로 대우인터내셔널미얀마 가스전 매각 등이 거론되는 것이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미얀마 가스전은 향후 20년 이상 매년 3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 창출이 예상되지만, 투자비용 대비 현재까지의 이익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로 매각 검토 리스트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대우인터 자체를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핵심사업 역량 강화 , 중복사업 업역 조정 , 비핵심사업 정리 원칙으로 그룹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사업인 철강과 관련이 없고 국내 1위권에 속하지 않는 비핵심 사업은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정리하겠다 '는 게 기본 입장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비상경영쇄신위원회 차원에서 추진 중인 구조조정 방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