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개월. 약 44년.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연 1.75%로 예금할 때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심지어 복리인데도 말이지요.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예금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돈을 굴려야 할까요. 재테크족들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이때 '남 따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과연 다른 재테크족은 어떤 방법을 쓰는지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의 힘을 빌려보겠습니다. SK플래닛 광고부문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BINS) 2.0이 2013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2년 3개월간 '금리'에 대한 버즈량(온라인상에서 작성된 문서 수)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①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 인하…사람들 '멘붕'왔다
우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면서 사람들이 '멘붕(멘탈붕괴)' 상태가 됐다는 것이 빅데이터에서도 드러납니다. 분석기간 동안 금리에 대한 버즈량은 총 95만729건.
월별로 보통 3만~4만건의 버즈량을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2.0%로 내리자 버즈량은 5만2000건, 올해 3월에 기준금리를 연 1.75%로 내리자 버즈량은 6만8000건까지 치솟았습니다. 분석기간 내 최고치지요. 그만큼 금리 인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② 관심없던 사람까지 검색에 가세
블로그, 카페, 뉴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채널별 버즈량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워하는지가 보입니다. 기준금리가 2.75% 수준이었던 2013년 상반기에는 블로그 비중이 높았습니다. 일부 경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서 깊이 있는 분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금리가 2.5%로 하락한 2013년 5월 이후부터는 카페, 뉴스, SNS 채널 버즈량의 비중이 올라갔습니다. 금리가 계속 내려가자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조급한 마음에 관련 정보를 찾아다녔다는 이야기입니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혼란도도 높아졌다는 뜻이죠.
③ 재테크 정답 찾아 헤매는 사람들
그렇다면 이제 의미 있는 재테크 관련 데이터를 찾아볼까요. 기준금리가 연 1%가 된 지난 3월 12일부터 4월 11일까지 한 달간 '재테크 방법'과 관련된 연관 키워드를 분석해봤습니다. 그러자 1위부터 10위까지 투자, 부동산, 정보, 경매, 방법, 상품, 부업, 사람, 적금, 상담 순서로 나왔습니다. 해석이 좀 되시나요?
투자, 정보, 방법 등이 상위권에 등장했다는 것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재테크 정보를 찾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2위), 경매(4위), 적금(9위), 펀드(13위), 주식(16위) 등 재테크 상품도 순위에 등장했습니다.
④ 1위는 부동산 경매, 2위는 주식, 3위는 채권 순
'재테크 상품' 키워드로 별도 분석을 해봤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재테크 상품으로 가장 눈여겨본 것이 부동산(1위), 경매(2위)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3위는 주식, 4위는 채권이 차지했습니다. 반면 예금, 적금에 대한 버즈량은 미미했습니다.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부동산으로 연관 키워드를 다시 분석해 봤습니다. 역시 1위는 경매였습니다. 투자(6위), 수익(17위), 상가(22위), 임대(29위) 등 수익형 부동산 관련 키워드도 눈에 띕니다. 또 아파트(3위), 주택(7위), 매매(13위), 빌라(32위) 등 단어도 보이네요.
⑤ 주식거래 활동 계좌수 매일 사상 최고치 경신
통계조사도 빅데이터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수익형 빌딩매매 전문기업 리얼티코리아는 올해 1분기 중소형 빌딩 거래량이 194건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분기보다 3.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늘었습니다.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분기별 사상 최대치입니다. 투자수익이 예금금리보다 높고, 환금성도 큰 중소형 빌딩 투자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죠.
주식시장에도 몰립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주식 거래 활동 계좌수가 계속 늘어나 19일 기준 2072만개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주식시장에 노크한다는 얘깁니다. 이러한 빅데이터, 통계조사를 보니 예금 적금에서 벗어나 부동산과 주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⑥ 전문가 "부동산 경매시 낙찰가율 잘 살펴야"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전문가의 말을 들어볼까요. 과연 수익형 부동산, 혹은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어도 될까요.
부동산 전문가인 김일수 스타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사실 부동산 경매는 최근 들어서 추천을 잘 안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상당히 올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경매는 감정가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 목적인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만약 부동산 경매를 하려고 한다면 부동산 주변 시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근 낙찰가율을 꼼꼼히 살펴본 후에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김 대표는 또 투자목적의 부동산 구매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부동산은 보통 3년이 지나기 전에 팔면 세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금금리보다 약 2배 정도(연 4%)의 임대료를 받을 목적으로 중소형 빌딩에 장기 투자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했습니다.
고승희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은 "투자는 개인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초저금리 시대라고 해도 원금을 손해보지 않는 '안정'을 추구한다면 예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면 되고, 공격적이라면 주식을 선택하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주가연계증권(ELS)를 추천했습니다. ELS란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와 연계해 수익률을 결정하는 파생 금융상품입니다. 그는 "요즘은 원금보장이 되는 ELS도 나온다. 예금금리와 비슷한 연 1%의 수익과 원금을 보장하면서, 만약 관련된 지수나 주식이 상승하면 추가 수익(연 4~5%)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