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26일 삼성물산을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제일모직은 의식주(衣·食·住)와 레저를 총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2011년 바이오 사업 참여와 2014년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공동 인수 등에 걸쳐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두 계열사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하나의 공룡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합병 이후 삼성물산을 합병한 제일모직이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그룹의 대표 기업으로 사실상 지주사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 매출액이 합병 전 34조원에서 합병 후 5년 후인 2020년에는 60조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회사가 이번 합병을 통해 패션·식음·건설·레저·바이오 등을 총괄하는 거대 기업으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을 놓고 재계는 사업 확대를 모색하던 제일모직과 시장 돌파구를 찾으려는 삼성물산이 실속과 명분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모직은 2014년 12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건설·패션 등 사업별 시장을 넓히는 방안을 찾고 있었다. 또 삼성물산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건설 부문 경기가 악화되면서 사업 정체를 타개할 다른 사업을 찾고 있었다.

제일모직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수 조건으로 꼽혔던 해외영업 인프라를 해외 사업 경험이 풍부한 삼성물산을 통해 강화할 기회를 잡았다.

삼성물산은 상사 부문의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해 패션·식음 사업의 해외진출을 가속화 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삼성그룹이 신수종 사업으로 추진 중인 바이오 사업 부문에도 최대주주로 참여한다는 이점도 생겼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각각 46.3%, 4.9%를 보유하고 있다.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이번 합병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인간의 삶 전반에 걸친 토탈 프리미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훈 삼성물산 사장은 “패션, 바이오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삼성물산이 보유한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과 제일모직의 특화된 역량을 결합해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