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014년 12월 공무원연금 개혁을 국회특위와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우여곡절 끝에 약 6개월 후인 지난 5월2일 합의안이 나왔다. 그런데 여야는 합의안을 발표한 이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높인다는 내용을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그런데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왜 국민연금이 언급된 것일까. 당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는 공무원 노조가 주장했던 것이다. 공무원 노조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너무 낮다면서 사회적 연대를 명분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노조가 가장 두려워한 것은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것이었다. 공무원연금의 소득대체율은 57%로 국민연금(40%)보다 훨씬 높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관심을 국민연금으로 희석시키는 효과도 노렸다.

새정치연합은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내내 노조의 입장을 옹호했다. "정부와 여당이 반쪽, 반값 연금을 만들려고 한다는데 공무원 가입자 단체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가 바보스러워 보이지 않느냐", "공적연금의 구조를 개혁하려면 공무원이 직무에 전념할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안을 (정부가) 내놔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식이었다. 결국은 개혁안 합의 막판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끼워넣었다.

갑자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가 등장하면서 논란은 국민연금으로 옮겨갔다.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려면 보험료율을 얼마로 올려야 하느냐를 놓고 정부와 여야는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언론도 가세했다. 공무원연금 이슈는 국민연금에 묻혔다. 공무원 노조의 전략에 놀아난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안이 얼마나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이 공무원 노조를 편들면서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반쪽 개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고에서 지원해야 하는 공무원연금 적자보전금은 5년 후부터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2022년에는 3조8000억원, 2028년에는 7조7000억원, 2040년에는 9조7000억원이 된다. 연금으로 받는 돈의 의미하는 지급률이 20년에 걸쳐 천천히 낮아지기 때문에 젊은 공무원들은 나이 많은 공무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손해를 보게 된다.

공무원으로 퇴직한 노인들이 연금을 매달 200만~300만원을 받게 하기 위해 수조원의 세금을 투입하는 동안, 일반 노인들은 빈곤에 허덕이고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율은 2013년 기준 4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13.3%의 3.4배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자살률은 2010년 기준 10만명당 80.3명으로 OECD 평균(20.9명)의 4배 수준이다. 통계청이 2011년 조사한 노인들의 자살 시도 이유는 건강 32.6%, 경제적 어려움 30.8%, 부부 자녀 친구 갈등 및 단절 15.6%, 외로움 10.2% 등이었다. 건강 문제가 상당부분 경제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실상 경제적 문제로 인한 자살 시도가 63.4%다.

이쯤에서 새정치연합이 공무원을 위한 당인지, 국민을 위한 당인지 묻고 싶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취임 이후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중도층을 겨냥해 우클릭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새정치연합이 하고 있는 행동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 대다수는 공무원연금의 진정한 개혁을 원하고 있는데 새정치연합은 공무원 노조의 편을 들었다. 새정치연합은 노조와 가깝다. 민주통합당 이후 한국노총 몫으로 당연직 최고위원 자리를 줬다. 현재는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다.

노조가 과거 약자였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약자인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는 노조를 만들기도 어렵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조 가입률은 2014년 기준 9.7%에 불과하다. 공무원의 노조 가입률이 50%를 넘는데 이를 제외하면 노조 가입률은 7~8%대로 떨어질 것이다. 2009년에는 공무원을 제외한 민간 부문의 노조 가입률은 8.8%였다. 지금의 노조들은 대부분 대기업, 공무원, 공공기관의 정규직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자로 군림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스스로를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세력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노조의 편을 들고 있다면 이미 약자를 위한 진보와 개혁을 포기한 것이다. 국민들의 상식을 먼저 알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