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나 집에서 쓰는 컴퓨터에는 여러 가지 '구멍'이 있다. 데스크톱PC는 보통 뒤편에, 노트북PC는 옆면에 숭숭 뚫려있는 각종 '포트(port)'들 얘기다.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제각각인 이 구멍들은 새 모니터를 연결하거나 PC의 데이터를 백업할 때, 스마트폰과 PC를 업그레이드 할 때, 또는 프로젝터나 오디오 등 외부 기기를 연결할 때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이다. 쓰임새부터 연결 방식까지 아리송한 컴퓨터의 각종 '구멍'들을 알아보자.

영상을 내보내는 컴퓨터 연결 포트

VGA 포트()는 파란색 사다리꼴 모양이다. 모니터나 TV에 영상 정보를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총 15개의 작은 구멍이 나 있다. 대부분의 모니터와 PC에는 이 포트가 붙어있다. DVI 포트()는 이것보다 더 크고 직사각형에 가까우며 총 28개의 구멍이 나 있다. 이 포트는 컴퓨터의 그래픽 성능이 높아지면서 더 고해상도의 화면을 모니터로 내보내는 데 쓰인다.

영상 신호만 전달하는 DVI의 기능을 끌어올려 소리까지 내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 HDMI 포트()다. 현재 PC와 노트북PC, 디지털 TV에 가장 많이 쓰이는 포트다. HD(고화질)급 이상의 디지털 화면에 디지털 음향까지 즐기려면 HDMI가 정답이다. 두께가 얇은 노트북 PC에는 HDMI 포트의 크기를 줄인 HDMI 마이크로 포트()가 내장되어 있다. 여러 대의 장비를 필요에 따라 연결하도록 구형 VGA 포트와 DVI 또는 HDMI 포트가 동시에 달려있는 PC도 많다.

최신형 PC에는 디스플레이포트(Display port·)도 있다. 2006년에 처음 나왔고, 한쪽이 찌그러진 직사각형 모양이다. 이른바 4K급(HD의 4배 해상도)의 초고화질 영상을 모니터나 TV로 즐기려면 이 포트를 써야 한다. 노트북PC에는 보통 미니 디스플레이포트가 내장되어 있다.

아날로그 소리, 디지털 소리를 내보내는 포트들

어디서 많이 본 동그란 구멍이 보인다면 헤드폰이나 스피커, 마이크 등을 연결하는 아날로그 오디오 포트()다. '스테레오 단자'라고도 하는데, 색깔과 아이콘으로 구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다. 보통 연두색이 헤드폰이나 스피커, 핑크색이 마이크, 파란색은 외부 오디오 기기를 연결하는 구멍이다. 디지털 오디오는 'S/PDIF' 혹은 '토스링크'라고 하는 별도의 입출력 장치()가 있다. 광케이블을 이용해 빨간 빛으로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광출력 포트' 혹은 '옵티컬 단자'라고도 한다. PC의 소리 신호를 외부 오디오나 홈시어터용 앰프에 연결할 때 유용하다. 하지만 요즘은 기능이 다양한 HDMI에 밀려 자리를 내주고 있다.

주변기기 연결하는 만능 포트…USB·썬더볼트

직사각형 모양의 USB 포트는 온갖 용도로 두루두루 가장 많이 쓰인다. 키보드, 마우스, USB 메모리, 외장 하드드라이브, 프린터, 스마트폰 연결까지 파일·데이터 전송과 관련된 것은 거의 다 USB 포트를 쓴다. 심지어 외부 오디오와 휴대용 모니터도 연결한다.

USB 포트는 속도에 따라 2.0(일반형)과 3.0(최신형)으로 나뉜다. USB 2.0 포트()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1초당 최고 480 Mb(메가비트)다. USB 3.0 포트()는 이보다 10배 이상 빠른 1초당 최고 5Gb(기가비트)에 달한다. USB 3.0은 색깔도 파란색이다. 이 외엔 USB 2.0과 모양이 거의 똑같고 서로 호환도 잘 되므로 구분 없이 사용해도 별 문제가 없다. 다만 제 속도를 내려면 반드시 전용 케이블을 이용해 연결해야 한다.

USB는 널리 쓰이는 만큼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변종 포트와 플러그가 있다. USB 3.0의 속도도 부족해 등장한 것이 썬더볼트()다. 포트 모양은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와 똑같이 생겼다. 최고 속도가 USB 3.0의 두 배인 1초당 10Gb에 이른다.

인터넷은 랜포트, 구형 키보드는 PS/2

eSATA(이사타·)는 본래 PC 내부에서 하드드라이브를 연결하는데 쓰이는 SATA포트를 밖으로 빼낸 것이다. 전문가들이 PC의 하드드라이브를 백업할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별로 쓰지 않는다. 무선 인터넷의 시대지만 여전히 많이 사용하는 랜포트()는 인터넷선을 연결하는데 쓴다. 잘 쓰지 않지만 USB 이전의 구형 키보드와 마우스를 꽂을 수 있는 PS/2 포트()도 있다.

애플의 제품을 쓰는 사람은 파이어와이어 포트도 알아야 한다. 1994년 초기 USB포트의 느린 속도에 답답함을 느낀 애플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계속 진화해온 데이터 전송 기술로 최신형은 초당 3Gb의 속도를 내지만, 그래도 USB 3.0이나 썬더볼트보다 느려서 인기가 없다. 애플은 최근 출시 제품에 파이어와이어와 더불어 썬더볼트 포트를 꼭 장착해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