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 웬웨이 화웨이 글로벌 전략 마케팅 최고책임자가 베이징에서 열린 ‘HNC 2015’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세계 2위 통신 장비 업체이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사물인터넷(IoT) 전용 운영체제(OS)를 출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20일(현지시각) 화웨이가 베이징에서 열린 ‘HNC2015(Huawei Network Congress 2015)’ 행사에서 향후 10년 동안의 그룹 비전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에서 화웨이는 자동차, 시계, 칫솔 등 인터넷과 연결되는 물건들을 위한 사물인터넷 OS인 ‘라이트(Lite) OS’를 출시했다.

라이트 OS는 세계에서 가장 간단한 사물인터넷 OS다. 파일크기가 약 10킬로바이트(KB)에 불과하다. 이 OS는 사용자의 수동적인 작업 없이 스스로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제로 구성(0 configuration)’을 지원하며 스마트홈 기기, 웨어러블(입는) 기기,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 산업에 적용 가능하다. 커넥티드카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를 연결한 것으로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한 차량을 말한다. 화웨이는 “라이트 OS를 모든 개발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해 개발자들의 사물인터넷 제품 개발을 도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쉬 웬웨이(徐文伟) 화웨이 글로벌 전략 마케팅 최고책임자는 “미래에는 심지어 전동 칫솔도 사용자의 이용 습관을 분석해 언제 어떻게 이를 닦는 것이 최선인지 알려줄 것"이라며 “라이트 OS는 사물인터넷 분야를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화웨이 그룹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웬웨이는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계획하고 있는 스마트 공기청정기나 스마트 카 같은 사물인터넷 기기 사업에 직접 뛰어들 계획은 없다”며 사물인터넷 기기 사업 진출에 대해선 부인했다. 대신 “화웨이는 사물인터넷을 연결해주는 연결망을 공급하길 원한다"며 스마트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플랫폼 사업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이용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사물인터넷 시장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다음 ‘먹거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CK 루 가트너 스마트폰 산업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플랫폼을 제공하려는 화웨이의 전략은 회사의 기존 고객과 네트워크 사업이 갖는 엄청난 잠재력을 사물인터넷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 OS 출시는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 사용되는 OS인 ‘TOS+’를 발표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웬웨이는 “라이트 OS는 스마트폰 OS인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와 경쟁하기 위해 출시된 것이 아니다"며 “라이트 OS는 오직 사물인터넷을 위한 OS일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