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이란 키워드가 벤처투자 시장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ICT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여 한류 열풍을 이어나가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한국벤처투자 "융합 콘텐츠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 결성"
현재 모태펀드 운용 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2차 정시 출자사업 공고를 냈다. 펀드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털(VC)들로부터 오는 22일까지 신청서를 받은 뒤, 심사를 거쳐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에 모집하는 펀드의 결성 규모는 총 5000억원에 달한다. 중소기업 진흥 계정에서 총 2270억원 규모, 특허 계정에서 150억원 규모의 펀드를, 문화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계정에서 각각 550억원, 125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계정에서는 24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며 마지막으로 미래·문화부·중진 공동 계정에서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다.
2차 정시모집 공고에서 새롭게 나타난 특징은 유난히 '융합'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먼저 미래·문화부·중진 계정의 500억원짜리(목표) 펀드는 문화와 ICT 산업의 융합을 목적으로 한 펀드다.
한국벤처투자는 '문화-ICT 융합 콘텐츠'를 '영화·드라마·공연·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의 기획, 제작, 유통, 판매와 ICT 기술이 연계된 문화·ICT 융합 콘텐츠'라고 정의했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문화 콘텐츠 제작으로, 컴퓨터그래픽이나 홀로그램 등 다양한 시각 효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중진 계정 펀드 가운데 총 400억원 규모(목표)의 펀드가 융합 콘텐츠 기반 기술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융합 콘텐츠 제작 또는 유통 및 이와 관련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등에 펀드 결성액의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문화 계정에서도 융합 콘텐츠 기획 개발 분야의 펀드를 400억원 규모로 결성할 계획이다. 융합 콘텐츠 제작에 펀드 결성액의 60% 이상을 투자하되, 기획 개발(제작 초기) 단계에 30% 이상을 투자하도록 돼있다.
◆ 미래부·문화부 "올해 각각 1900억, 1300억원 투자"
콘텐츠 분야에서의 '융합' 바람은 유관 부처에서 먼저 불고 있다. 정부가 주체가 돼 유관 기관, 사기업과 공동으로 융합 콘텐츠 육성을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는 분위기다.
최근 정부는 2017년까지 '문화창조융합센터'와 '문화창조벤처단지', '문화창조아카데미', 'K컬처밸리' 등이 포함된 '문화창조융합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 출발점으로 지난 2월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 문화창조융합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곳에서 콘텐츠 기획과 창작 지원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콘텐츠 융합 관련 펀드의 조성도 이런 정책의 일환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안에 각각 1300억원, 1900억원 규모의 문화 콘텐츠 융합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국모태펀드가 출자하는 펀드들도 두 정부 부처의 '연간 계획'에 포함된 것들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ICT 기술이 적용되는 사례가 점차 늘다보니, 정부에서도 콘텐츠와 ICT 산업의 결합을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며 "창조경제 정책 초반 기획했던 '융합' 관련 사업의 결실이 이제 하나씩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융합 콘텐츠 기업 '덱스터', 완다에 1000만달러 투자 받아
콘텐츠와 ICT 기술 간 융합은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대표적인 예로는 VFX(시각적인 특수효과)를 꼽을 수 있다. 영화 '미스터 고'에서 시각 효과로 고릴라를 표현, 기술력을 인정 받아 중국 완다그룹으로부터 1000만달러를 투자 받은 덱스터를 비롯해 디지털아이디어·피노엔터테인먼트·리얼디스퀘어 등이 대표적인 VFX 기업이다.
국내 VFX 기업들은 최근 들어 중국 영화 제작사와의 협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중국 내 영화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수요도 많이 늘고 있다고 콘텐츠 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홀로그램 전문 기업인 디스트릭트홀딩스는 지난 2011년 4차원(4D) 테마파크를 만든 데 이어, 올해 3월엔 한류 콘텐츠와 ICT 기술을 접목한 MICE 상품 개발을 위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MOU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