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은 1968년 생으로 올해 만 47세다. 서울 출생으로 경기초등학교와 청운중학교를 거쳐 경복고등학교를 나왔다.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1987년 입학해 1992년 졸업했다.

이후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MBA)과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 그리고 경영대학원(박사과정)을 마치고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경영인의 길에 들어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버드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을 거쳐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토브먼 빌딩.

◆ “티 안나는 모범생…동창생 경조사 꼭 챙겨”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경기초등학교는 서울 3대 사립초등학교로 일컬어지는 명문 학교다. 청운중, 경복고도 인근에 거주하는 대기업 오너 일가 2~3세 다수가 거친 학교다. 이 부회장과 매제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부회장의 동생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남편)과는 청운중 동창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과 같이 초·중, 고교 등을 다녔던 이들은 이 부회장이 삼성가 자제라는 걸 모를 정도로 티 내지 않는 평범한 모범생이었다고 전한다. 이 부회장의 한 초등학교 동창생은 기자에게 “학교에 부잣집 자제들이 많았던 탓도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띌 만한 일이 없었던 평범한 학생이었다”며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선대회장의 후계자로 결정되고 났을 때쯤 그나마 한 번 얘기가 돌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학창시절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친구들을 자주 집으로 초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반장을 지냈고,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명랑, 쾌활하며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지금도 중·고교 동창생들과 자주 만나는 편이다. 동창생들의 경조사는 꼭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 시절 이 부회장은 조용히 학업에 열중했다. 같은 학번 동기들과 지리산 종주를 하는 등 대학 동기, 선·후배들과 친하게 지냈지만, 학내 행사 등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후반에 반정부 시위가 잦았던 대학가 분위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1995년 게이오대에서 ‘일본 제조업 산업공동화에 대한 고찰’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하버드 경영대에서는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당시 그는 1990년대 후반 급속히 성장하고 있던 컴퓨터와 정보기술(IT) 분야를 연구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휘호를 쓰고 있다.

◆ 할아버지 때부터 엄한교육…겸손 몸에 배

이 부회장의 성장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경청’이다. 고 이병철 창업주는 아들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붓글씨로 쓴 ‘경청’이라는 휘호를 주었고, 이건희 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이를 물려주었다.

대기업 자제 답지 않게 겸손해서 좋다는 평가 역시 할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의 엄한 교육 때문으로 전해진다. 과거 삼성그룹의 태평로 시절, 그의 사무실에는 중국 사서(四書) 중 대학(大學)의 한 구절인 ‘격물치지(格物致知)’와 삼국지에 나온 ‘삼고초려(三顧草廬)’가 좌우명으로 붙어있었다고 한다.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도 그를 엄하게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사장과 같이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 삼성전자 임원은 “이재용 사장의 일본 유학시절 ‘TV 한 대도 함부로 사주지 말라’고 홍라희 여사가 현지 주재 임원들에게 당부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