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유서대필 사건' 강기훈 씨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4일 이른바 '김기설씨 유서대필 사건'으로 1992년 7월 12일 구속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994년 8월 17일 만기 복역한 강기훈(51)씨에 대한 재심에서 자살방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3년만의 판결이다.

'유서대필 사건'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총무부장이었던 강씨가 그해 5월 분신자살한 후배 김기설(당시 전민련 사회부장)씨의 유서를 대필해 주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자살방조 등)로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6개월을 선고받은 사건을 말한다.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는 1991년 4월 명지대생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에 폭행당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해 노태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같은 해 5월 서강대에서 분신했다.

강씨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으나 검찰은 목격자 등 직접적인 증거 없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필적 감정 결과 등을 앞세워 강씨가 김씨의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7월12일 기소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11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강씨가 유서를 대신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재심을 권고했고, 강씨는 이를 근거로 재심 개시를 청구해 2009년 9월 인용 결정을 받았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4일 국가보안법 및 자살방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강씨의 재심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며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무죄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