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는 창간 5주년을 맞아 30대, 40대인 젊은 경제학자들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경제는 성장, 복지, 예산, 연구개발 등 국가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국가정책의 브레인으로 활동합니다. 대통령 후보들도 정책 공약을 위해 경제학자들을 찾습니다. 이들은 국회의원이 되거나 경제부총리를 역임해 현실 경제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10년, 20년 후 국가 정책을 책임질 수도 있는 경제학자들이 우리 경제를 보는 시각이 어떤지, 바람직한 해법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들어봤습니다. 매년 경제학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40여개 경제관련 학회의 학회장들로부터 한국경제학계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이코노미스트들을 추천 받았습니다. [편집자 주]
"현재 디플레이션…한은, 기준금리 0%까지 내릴 생각도 해야"
"기업소득환류세제보다는 법인 자본소득세율 높여야"
"정년 연장하고 매년 성과별로 임금 조정 가능하게 해야"
"명문대 정원 늘리고, 외국인 대학생 국내 노동시장 편입시켜야"
성태윤 연세대 교수(45)는 논문이나 칼럼을 통해 꾸준히 현실 경제이슈에 대해 논하는 현실참여형 경제학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광 받고 있는 국제금융이 성 교수의 전문분야다.
연세대 경제학과 88학번으로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팀 연구위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거쳐 현재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5월4일 유난히 더웠던 초여름 날씨에 성 교수의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연구실 안의 더운 열기를 이겨내는 듯한 성 교수의 열정적인 말들이 인상적이었다. 성 교수는 현실참여형 학자 답게 기준금리 인하 논란, 기업소득환류세제의 문제점 등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했다.
◆ '현실참여'는 하버드대 전통
- 현실 경제 이슈에 대해 칼럼이나 언론 코멘트 등을 통해 많이 발언하는 것 같다. 뭔가 계기가 있었나.
"하버드대학은 전통적으로 현실 경제 이슈와 상당히 가깝다. 학문적으로 엄밀하게 하지만 현실 경제 이슈에 대해 목소리 내고 정책 가이드 하고 이런 역할을 한다. 그런 과정에서 배우는 게 많다. 지도교수였던 엘하난 헬프만 하버드대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
이스라엘 출신의 엘하난 헬프먼 하버드대 교수는 폴 크루그먼(Krugman) 프린스턴대 교수, 진 그로스먼(Grossman)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국제경제학의 3대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에 이어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 자리를 제안받기도 했다.
- 하버드대에 현실참여형 경제학자로 또 어떤 분이 있나.
"하버드대에서 친하게 지냈던 리처드 쿠퍼 교수(역시 국제금융 분야의 세계적 학자다)도 그렇고 경제학과 통계학을 접목시킨 경제분석의 대가 데일 조르겐슨 교수, 데니 로드릭 교수, 금융위기 전문가인 케네스 로고프 교수 등이 있다.
쿠퍼 교수는 미국 국무부 경제담당 부차관, 보스턴 연방은행 의장 등을 지냈고 조르겐슨 교수는 미국 의회에서 세금개혁 이슈를 다룰 때 단골로 부르는 경제학자다. 로고프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역임했다."
- 우리나라는 정부나 한국은행에서 직접 정책을 맡는 경우가 드물다.
"사실 학자의 이름이 갖는 무게감이 다르다. 벤 버냉키 전 FRB 의장이나 재닛 옐런 현 의장이 상당한 무게감을 갖는데, 그건 거기에 맞는 학문적 업적이 있고, 그 업적을 바탕으로 정책을 맡아서 하기 때문이다."
- 버냉키 전 의장이 연구했던 게 1930년대 세계대공황이었다는 그런 걸 말하는가.
"그렇다. 버냉키 의장은 당시 대공황이 어땠고 통화정책이 어땠고, 당시 정책이 어떻게 더 개선돼야 했는지 등을 계속 연구해 왔기 때문에 때에 맞춰 FRB 의장이 된 것이다. 로렌스 서머스 교수는 펠트슈타인이라는 경제학자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펠트슈타인은 미국의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최고봉 중의 한 분이다. 아까 말한 쿠퍼 교수는 옐런 FRB 의장과 아베노믹스를 만든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교수를 가르쳤다."
◆ 주식-채권 등 투자가 특성 달라…모두 감안해 정책 만들어야
- 본인이 국내 이슈와 관련해서 연구한 것은 무엇인가.
"2011년 발간한 논문이 있는데 재벌 등 기업지배구조에 따라 외국인 투자가들이 다르게 반응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 우리나라 재벌 체계와 유사한 기업들이 있는 나라의 투자가들은 우리나라 재벌구조 기업들에 대해 디스카운트(과소평가) 하지 않는다. 반면 영국 미국 등 그런 구조가 없고 주인-대리인 문제가 부각되는 나라의 투자가들은 우리 기업들에 대해 디스카운트를 많이 한다.
또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와서 주식을 살 때 국적에 따라 투자 성향이 다르다. 인수합병(M&A)이 발전돼 있는 나라의 투자가들은 기업 지배구조 투명화, 주주 이익 존중 등을 투자에 훨씬 더 많이 반영한다."
- 선진국도 재벌 구조가 있다?
"우리나라 재벌처럼 패밀리 같은 곳도 있고 기업 오너십 구조나 이런 게 복잡해서 투명하다고 볼 수 없는 구조가 상당 부분 존재한다. 오너도 패밀리냐 아니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내가 보기에는 아예 가족 경영이면 문제 없다. 오너 가족의 지분이 적으면서 회사를 많이 통제하는 경우에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 가치 떨어지고 등등."
-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은 대부분 문제라고 봐야 하나.
"문제가 아닌 회사들도 있다. 실적 문제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그러나 상당수는 문제이긴 하다. SK는 최근 바꿨지 않나."
SK그룹은 최근 SK C&C와 SK㈜를 합병했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SK C&C가 지주회사인 SK㈜를 지배하는 옥상옥의 불완전한 구조라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를 해소한 것이다.
- 지주회사로 전환한 재벌 기업들이 더 나은 건가.
"아무래도 지주회사로 된 곳이 더 낫다. 최근 동부그룹 같은 곳은 문제가 커지지 않았나. 지주회사는 완벽하진 않지만 그 문제(한 계열사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로 전이되는 것)에 관해선 상당히 완화되는 게 사실이다."
- 정책적 시사점이 있는 연구는 없나.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투자가들과 채권시장에 들어오는 투자가들이 다르다.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투자가들은 기업의 장기적 이익에 반응하는 투자가 많은 반면, 채권시장에는 이자율 차이에 반응하는 투자자가 많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추진하고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금리를 올리면, 대개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장기적 수익성이 떨어진다. 그러면 주식시장에서 수익성을 보고 들어온 투자가들이 빠져 나가게 된다. 단기적으로 금리에 반응하는 투자가들을 잡으려다가 훨씬 규모가 큰 주식시장의 투자가들을 놓칠 수 있다. 사실상 모두 다 잡기는 어렵고 한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나는 계속 금리를 낮추라고 주장하고 있다."
- 지금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75%인데 사상 최저로 낮은 수준 아닌가.
"금융시장이 발전한 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만큼 기준금리가 높은 곳이 없다.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타나느냐면 금리에 반응하는 단기 투자가들이 계속 들어온다. 채권시장에 실제 많이 들어와 있고 이들은 국제금융 시장이 바뀌면 빠르게 나가면서 국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 이런 이론적 분석은 투자자에 따라 다른 정책 방향이 필요하고 거시경제 전반에 따라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할지와 연결된다."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경제 주체들의 이질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투자자들도 하나로 볼 게 아니라 성격에 따라 나눠서 다르게 봐야 하고 기업 지배구조에 따른 것도 그렇고, 주식투자자냐 채권투자자냐도 다르다."
◆ 한은, 기준금리 0%까지 내릴 생각도 해야
- 지금 원화가 절상되는 추세인데, 기준금리는 더 낮춰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
"더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필요하면 기준금리를 0%로까지 갈 수 있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디플레이션에 빠지고 엔저 하에서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 근원인플레이션이 2% 정도 되는데 디플레이션이라고 볼 수 있나.
"근원인플레이션이나 기대인플레이션을 아직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2012년 7월 이후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단 한번도 플러스였던 적이 없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사실상 마이너스다. 일본도 잃어버린 20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항상 마이너스는 아니었다. 플러스 마이너스를 왔다갔다 했다. 지금 우리 당국이 얘기하는 기준으로 보면 일본도 디플레이션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동안 일본의 생산자물가는 계속 마이너스였다.
지금 우리나라는 소비와 투자를 미래로 미루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50% 세일해도 안 사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 더 떨어질 것 같으니까 그렇다. 기업 입장에서 투자를 결정할 때 생산자물가가 중요하다. 앞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투자 안 한다. 소비자물가가 약간 긍정적으로 나오는 것은 서비스부문 임금지수 때문이다. 구매가격에 서비스 제공한 사람들의 임금이 포함되는데 이건 조금씩 오른다. 디플레이션에 돌입했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경제구조 개혁, 생산성 향상 등이 필요한 건 당연하고 동의한다. 그런 장기 정책도 해야 하지만 단기 경기관리 정책도 필요하다. "
- 원엔 환율보다 원달러 환율이 훨씬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 정도 유지하면 원엔 환율이 떨어져도 된다는.
"원엔 환율도 중요한 포인트다. 과거에 비해 일본과 경합도가 줄었고 해외생산이 많아졌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주력산업, 화학 자동차 조선은 일본과 완전히 경합한다. 전자도 일부 일본과 겹친다.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해외로의 공장이전 때문에 환율 위험도 줄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상당히 문제다. 산업공동화의 문제인데 엔저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업들은 해외로 떠날 것이다. 일본도 엔저 정책 추진했을 때 산업공동화 현상 때문에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해외 공장이 일본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럼 우리는 반대로 기업이 해외 나가서 버티면 된다, 이런 식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 기업들이 해외로 더 나갈 것이다.
중앙은행은 전통적으로 환율에 대해 통화정책 쓰는 걸 꺼려한다. 그러나 상황이 다르다.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5%, 많게는 10% 절상되는 정도라면 통화정책 쓰라고 하지 않는다. 30~40% 절상됐는데 대응을 안 하면 문제다. 개별기업이 버틸 수 있는 형태의 환율이 아니다."
◆ 기업들, 법인세보다는 자본소득세 올려야
- 또 관심 있는 분야가 있나.
"세금 관련해서 나름 유명한 해외 저널에 실린 게 있다. 법인세가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다. 법인세를 올려서 세수를 확보할 수는 있는데 문제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분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수를 확보하려면 법인세보다는 다른 형태의 세금이 좋다.
기업들에게 법인세를 더 올릴 게 아니라 자본소득세를 강화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법인세를 돈(자본) 많은 기업에게 매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자본소득세와 혼동하는 것이다. 기업활동은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의 결합이다. 기술 부분도 있다. 법인세는 자본에 대한 세금이 아니라 자본과 노동이 동시에 세금을 부과받는 것이다.
문제는 법인세가 국제적으로 조세(인하) 경쟁이 가장 심한 부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법인세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 미국에서도 민주당 공화당이 법인세에 대해 낮출지에 대해서는 견해 차이가 있지만 모두 높이지 않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일본도 낮추는 방향이고 심지어 복지가 많은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도 법인세를 낮추고 있다.
- 그럼 법인세 안 올리고 어떻게 하나.
"기업들의 자본에 대해 세금을 매기면 된다. 우리나라 세제를 살펴보면 근로소득세는 이미 세율이 어느 정도 돼 있다. 누진적으로도 돼 있다. 자본소득의 큰 축은 배당소득, 이자소득, 자본이득소득 등이다.
이자에 대한 세금은 15% 내외로 일반적인 근로소득에 비해 높지 않은 수준이다. 배당세는 약 40%로 해외와 유사한 형태의 세금이 있다. 또 하나는 자본이득소득인데 대표적으로 주식과 실물자산이 있다. 주택 등 실물자산 관련한 세금은 해외와 유사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주식시장을 통한 자본이득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있다. 대주주만 약간의 세금을 낸다. 근로소득세 법인세보다 이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
- 정부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처음 나왔을 때 취지에는 매우 공감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자본소득세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업들의 이익 중에서 적정 수준 이상을 투자, 배당, 임금 상승 등에 쓰지 않으면 일정 비율의 세금을 매긴다는 것인데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면 기업소득환류세제를 할 필요가 없다.
일반 대중들은 기업들이 내부 유보금 많다는 게 현금을 많이 쌓아두는 걸로 착각하는데 유보금은 설비투자 형태로 있는 것까지 포함된다. 현금 등 금융자산으로 쌓아둘 때만 세금을 강력하게 하면 된다. 다시 말하면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실물+현금자산에 포함된 내부 유보금에 세금을 매긴다."
- 정부가 기존에 있는 내부 유보금에 세금 부과하자는 게 아니다. 새로 벌어들인 것 중에서 안 쓰면 세금 매긴다는 것이다.
"기업소득환류세제보다는 차라리 법인세가 더 낫다. 기업소득에 대해 많은 (법) 조항으로 걸러내야 할 것이다. 세제를 이렇게 누더기로 만들면 회계사와 변호사만 살 판 난다. 기존 소득과 신규 소득을 나눠야 하고 투자 임금 배당 계산해서 빼야 하고, 뭐에 해당하는 건지 식별하기 위해 많은 회계 작업이 들어가야 한다. 세무 직원의 자의성이 매우 커지게 될 것이다. 기업들의 회계 통해서 세금 안 내는 쪽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이러면 세수도 안 걷히고 투자도 안 된다."
- 기업소득환류세제보다는 법인세율은 인상하자는 건가.
"그럴 바에는 법인세가 낫다는 것이다. 차라리 법인세로 깔끔하게 하라는 것. 세금은 복잡하면 안 된다. 근데 법인세보다 더 좋은 게 자본소득세다. 아까 말했듯이 법인세는 낮춰야 하고 기업이 현금을 쌓아둘 수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에 넣어서 이자나 주식 차익으로 많은 소득을 거둘 수 없게, 이런 것은 투자나 임금 증가 없이 금융소득으로 끝나게 된다."
- 법인은 이자소득세율을 90% 정도로 해서 이자 소득이 거의 없게 만들자?
"90%는 너무한다는 얘기가 나올 테고 기업들의 예금, 채권, 주식 등을 통해 거두는 소득을 다른 것과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근로소득세는 최고 세율이 38% 정도 되는데 법인의 자본소득에 대한 세금은 0%인 게 말이 되나. 최소한 비슷해야 한다. 자본소득세에 대해서는 개인과 법인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 개인은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있는데, 기업은 없으니까?
"그렇다"
우리나라는 연간 금융소득(이자소득과 배당소득) 가운데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 등과 합산해 6~38%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 노인빈곤 문제, 정년 연장하고 임금 조정 가능하게 해야
-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40~50% 정도로 매우 높다. 지금 50~60대는 부모님을 봉양하고 자식들로부터 봉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가 될 수 있다.
"노인문제는 정년을 연장하는 쪽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아니면 정년을 없애든지. 그렇게 하면 기업들은 당연히 나이 많고 임금 높은 직원들 때문에 부담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려면 우선 임금 조정을 가능하게 해줘야 한다."
- 연공서열형 임금구조를 직무성과형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 그래서 임금을 낮추는 데 충분한 유연성을 줘야 한다. 임금을 낮추지 않고는 정년을 연장할 수 없다. 임금피크제라는 표현을 쓰지만 그보다 더 진일보해서 임금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형태가 가장 중요하다. 업무 성과를 평가해 조정하는 제도가 가능하다면 청년 고용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에 받던 임금을 다음 해에는 상하 몇 %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성과가 좋은 사람은 더 높여주고 성과가 안 좋은 사람은 더 낮추고. 그러면 계속 성과가 안 좋은 사람들은 몇 년 지나면 임금이 크게 낮아져서 다른 직장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정말 잘할 것 같고 끝까지 갈 수 있는 사람만 채용하고, 아니면 전부 비정규직만 채용하는데 이건 곤란하다. 임금 조정이 가능해야 기업들이 나이 많은 사람들을 채용할 수 있다. 또 그래야 노인 빈곤 문제나 연금 재정 건전성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 사측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조정하면 많은 사람이 연봉 삭감을 당할 수도 있는데.
"임금총액 또는 1인당 평균 임금은 더 높아지도록 하고 개별적으로 차이를 두는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 명문대 정원 늘리고, 외국인 대학생 국내 노동시장 편입시켜야
- 교육문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교육비 문제는 대부분 사교육비다. 대학등록금이 문제가 아니다. 근데 규제는 다 대학등록금에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사교육비 형태의 교육비 증가다.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거꾸로 명문대라 할 수 있는 대학의 인원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고 싶어하는데 1980년대에 비해 명문대 정원은 크게 줄어있다. 명문대 공급은 줄었지만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부모들은 1970~80년대에 비해 소득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교육 수요가 증가해 있다. 그래서 해외 유학으로 돈이 자꾸 흘러간다.
인구가 줄기 때문에 대학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는데 흔히 학부모들에 의해 선호가 떨어지는 대학만 정원을 줄일 수 없으니까 나머지도 다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교육비 해결은 요원해진다. 덧붙이자면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 있는 대학들은 정원이 줄면서 재정 확보가 안 되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그래서 인구 감소 때문에 대학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컨셉트에서 벗어나야 한다."
- 그럼 어떻게 가야 하나.
"교수와 시설이 안 되는 대학은 없애야 하고, 학생이 없어도 교수와 시설이 되는 대학은 젊은 외국인들을 받아야 한다. 외국인 대학생들이 국내 노동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 채널로 만들어줘야 한다. 나머지 대학은 정원을 줄일 게 아니다. 명문대 정원은 늘려서 사교육 통해 대학 들어오는 경쟁을 완화시켜줘야 한다. 이게 학부모, 학생, 대학, 경제에 다 좋다."
- 정부는 대학 정원 축소 등에 대해 지원금을 가지고 대학을 통제하려 한다.
"대학에 대한 일반적 정부 지원 사업은 줄이는 게 좋다. 대학 자체에 주지 말고 대학 교수들 개인에게 줘야 한다. 연구 잘하는 사람이 연구비 받게 하고, 장학금도 소득이 낮은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선택해서 주는 게 국가가 할 일이다. 명문대 정원은 늘려야 하지만 명문대라서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건 옳지 않다. 서울대 연고대 교수 중에 공부 안 하는 교수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분들도 다 연구 지원을 받는다. 학생 장학금도 소득 기준으로 바꿔서 소득이 낮은 가구의 학생들이 받게 해야 한다. 그게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된다."
◆ "SNS는 시간이 없어서 안 한다. 카톡도 안해서 아내와 자녀가 싫어한다."
- 블로그나 페이스북은 하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는 안 한다. 너무 바쁘다. 개인적으로 칼럼과 언론 코멘트 등을 통해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한다. SNS를 안 하지만 SNS엔 내가 쓴 글이 많이 돌아다닌다고 하더라."
- 칼럼과 논문을 통해서만?
"그렇다. 심지어는 카톡도 안 하기 때문에 아내와 애들이 싫어한다. 연락할 때 불편하다고."
-얼리어댑터와는 거리가 먼가.
"테크놀러지에선 얼리어댑터인데, 나머지는 시간이 없다. 학생들 가르쳐야 하고 칼럼도 써야 하고 그래서 다른 걸 하기엔 시간이 없다."
- 취미나 종교는.
"공부하면서 음악을 듣는다. 주로 조용한 클래식 음악. 낮에는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계속 틀어놓을 수 없고, 주로 밤에 집중해서 연구하는데 이때 음악을 들으면서 한다. 종교는 기독교다. 독실한 크리스찬은 아니지만 매주 일요일 교회에 나가 예배를 한다."
- 존경하는 롤모델이 있나.
"연세대와 하버드대에서 만난 여러 교수님들이다. 한명만 얘기하면 안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