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4년간 유지해온 휴대전화 요금 인가제를 폐지하고 자율 경쟁을 통해 통신비를 낮춘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요금 인가제는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휴대전화 요금을 마음대로 올리거나 내리지 못하게 사전에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제하는 조치다. 이 제도는 휴대전화 서비스 초창기인 1991년에 도입됐다. 하지만 정부가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요금을 정하면 2~3위 사업자인 KT·LG유플러스가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싼 요금제를 내놓는 식으로 암묵적인 '요금 담합(談合)'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KT와 LG유플러스는 새 요금제를 낼 때 인가받을 필요 없이 당국에 신고만 하면 된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조만간 요금 인가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가계 통신비 경감 대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여당인 새누리당과 당정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가제가 폐지되면 자금력이 풍부한 SK텔레콤이 통신요금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SK텔레콤이 마음대로 요금제를 내놓으면 시장 쏠림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인가제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복수(複數)의 미래부와 국회 관계자는 "정부안에 인가제 폐지를 명기한 것은 사실"이라며 "단, 전면 신고제 도입시 일부 부작용을 우려해 유보(留保) 신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보 신고제란 SK텔레콤이 제출한 새 요금제에 대해 소비자의 편익을 해치는 내용이 없는지 미래부가 2주 동안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이다. 현재 정부안은 요금제 수정 요구를 SK텔레콤이 받아들이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유보 신고제에서 '유보'의 권한을 놓고 추가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규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인가제 폐지가 자칫 우회적인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유보 조항을 둔 것"이라며 "요금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이 싼 통신요금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