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르면 연내에 디지털 보청기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층과 젊은층의 난청 인구가 늘면서 최대 12조원까지 성장할 보청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가 2008년부터 연구개발(R&D)에 착수한 보청기 기술이 최근 막바지 완성 단계에 접어 들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1~2년간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의료진과 스마트폰에서 곧바로 난청을 확인하고, 보청기를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디지털 보청기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실제로 지난해 6월 스마트폰에 이어폰과 마이크를 꼽고 난청 정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국제학술지 '센서'에 발표하기도 했다.
난청은 한 번 생기면 회복하기 쉽지 않아 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세계적 보청기 회사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난청을 검사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의료진은 또 한쪽 귀만 들리지 않는 경우에 이를 보완하는 방법도 국제학술지 유럽이비인후과학 저널에 발표했다. 양쪽 귀의 청력이 다르면 보청기의 증폭과 주파수를 다르게 설정해 두 귀가 비슷하게 인식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서울병원은 해마다 정례적으로 행사를 열어 경쟁사 보청기의 특징과 의료진의 임상적 의견을 공유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표준화된 기술 적용을 마치면 이르면 올해 안에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국의 스타키, 스위스 포낙, 독일 지멘스 등 3개사가 약 7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 이들 제품은 100만~500만원의 고가 제품군이 많아 가격경쟁력을 갖춘 국산품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국산 제품이 지금까지 1~2개 출시됐지만 수입제품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난청을 겪는 환자가 늘면서 보청기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지만 핵심 부품을 포함해 사용되는 보청기 대부분이 수입되고 있다"며 "한국인에 맞는 보청기도 아직 없는 실정이라 국산 보청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덴마크 GN 리사운드 보청기, 미국 스타키 보청기 등 최근 발표된 디지털 보청기와 본격적인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보청기는 보통 귀에 꼽는 장치 외에도 소리를 전달하는 중계기가 필요한데, 두 회사는 올초 스마트폰을 중계기로 활용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두 회사는 또 스마트폰에서 사용자 보청기의 주파수와 음색을 조작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보청기 시장규모는 2012년 약 7조6300억원에 이른다. 향후 연평균 7%로 성장하면서 5년 뒤인 2020년에는 약 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는 보청기가 필요한 인구의 7%만 보청기를 착용한다. 시장규모는 700억~800억원에 머문다. 미국과 유럽처럼 보청기 착용 비율이 25%로 늘어나면 국내 시장도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보청기의 국산화가 이뤄지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세계 시장 진출도 가능하다"며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소리를 증폭시키는 정교한 기술력이 관건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