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조만간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다음달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가 선진국, 신흥국 지수에 새로 편입할 국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들은 보통 MSCI가 만든 지수를 참고해 국가별 투자 비중을 정한다. 투자 수익도 MSCI 지수를 기준으로 집계한다. 블룸버그는 MSCI 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투자자산을 8조달러로 추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흥국 지수에 편입돼 있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지수로 들어갈 지 여부가 주된 관심사였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 MSCI가 우리나라를 선진국 지수에 들어갈 수 있는 예비 후보 자격인 '관찰 대상국(watch list)'에서 제외하면서 올해는 아예 물 건너 간 일이 됐다.
문제는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 지수에 새로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시행된 후강퉁(滬港通) 제도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사고 팔 수 없었던 본토 A증시 상장 주식을 홍콩 증시를 통해 거래할 수 있게 된 것.
중국 정부가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올해 홍콩 증시와 선전 증시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중국 A주의 편입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동안 MSCI가 지수 편입에 가장 중요한 걸림돌이라고 여겼던 외국 자본의 접근 가능성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중국 A주가 신흥국 지수에 편입되면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현재 신흥국 지수에서 두번째로 투자 비중이 높은데, 새로운 국가가 편입될 경우 투자 비중이 줄면서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6월에 중국 A주가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에 편입되면 국내 증시에서 최대 5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송철 연구원은 "만약 중국 A주의 5%가 지수에 부분적으로 편입될 경우 패시브펀드의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이 최대 0.4% 감소할 수 있다"면서 "최소 1조원, 최대 5조원의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로 눈을 돌려 볼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A주가 신흥국 지수에 편입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개인 비중이 높은 지금보다 주식시장과 기업 투명성이 올라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