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 음악가 요한 세바스찬 바하의 음악이 다른 장르의 작곡가의 음악과 함께 가장 많이 CD로 발매됐다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카이스트(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와 박도흠 박사과정생,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은 고전파와 낭만파, 현대 음악을 담은 담은 20년치 CD음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EPJ 데이터 사이언스 29일자에 소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CD음반 전문 사이트인 아카이브 뮤직과 음악가 정보 사이트 올 뮤직 가이드에 올라온 20년간 발매된 6만4000개 클래식CD에 수록된 작곡가와 곡, 발표 날짜 정보를 토대로 함께 음반에 수록된 작곡가 간에 관계를 분석했다. 바하와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등 고전파와 낭만파 작곡가를 비롯해 현대 음악가 1만3981명이 대상에 올랐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이들 클래식 CD 가운데 바로크 음악가 바하의 곡이 가장 많이 음반이 실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하는 클래식 작곡가 가운데 가장 많은 1551명의 작곡가의 음악과 함께 수록돼 가장 대중적인 작곡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다른 작곡가들과 함께 소개될 정도로 음악사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바하보다 더 잘 알려진 것으로 평가된 모차르트의 경우 함께 곡이 수록된 작곡가가 1086명으로 나타나 바하보다는 덜 한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바하와 같은 바로크 시대 음악가인 헨델이 차지했다.

연구팀은 이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사실도 확인했다. 19세기말 활동한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경우 낭만파 음악가들과 함께 음반이 발매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드뷔시가 모리스 라벨과 함께 낭만주의에서 현대음악으로 옮기는 단계에서 활동했다는 점과 일치한다고 연구진은 소개했다.

유럽에서 활약한 드뷔시와 라벨, 피아졸라와 미국에서 활동한 레너드 번스타인과 애론 코플랜드가 같은 현대 음악가이지만 실제로 서로 함께 음반에 소개된 경우가 적다는 점도 이번 조사결과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밖에 시간이 흐를수록 바하나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더 많은 작곡가와 함께 소개되는 사실과 함께 대다수 작곡가들이 대체적으로 같은 사조의 작곡가들과 함께 음반으로 소개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박주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음반을 만든 사람이 기획의 산물을 반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CD 소비 패턴을 연구하거나 함께 들을 수 있는 작곡가를 찾는데 활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