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개선 긍정적, 실물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
수출, 예상보다 좋지 않아…물량 기준 수출 감소 우려
추가 금리 인하, 정부 추경에 대해서는 '신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일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진 것은 우리 경제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야는 지난 2일 연금개혁안을 담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오는 6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 총재는 또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 심리가 최근 개선되고 있어 올해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총재는 "수출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제 유가 하락으로 금액 기준 수출이 감소한 데 이어 물량 기준 수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최근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부동산 시장은 산업 연관 효과가 크고 체감 경기에도 빠르게 영향을 주는 만큼 최근 자산시장 활성화는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와 한중일+아세안(ASEAN)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먼저 우리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전기 대비 0.8% 성장했는데, 절대적인 수치는 높지 않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3%였던 것을 감안하면 경제가 개선되는 흐름"이라며 "앞으로 2분기가 경기 회복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세계 경기가 큰 폭으로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 성장률이 당초의 한은 전망(2분기 1.0%, 3분기 0.9%, 4분기 0.8%)대로 간다면 한은이 상당히 바라는 정도의 회복세"라고도 했다.

다만 수출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 총재는 "4월 수출 감소 폭이 커, 금액 기준 수출 뿐 아니라 물량 기준 수출도 과연 증가세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원화가 엔화, 유로화에 대해 절상된 상황이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수출의 명목 금액은 기업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고용 등에도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8.1% 감소했다.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 또 정부가 추경 등 추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총재는 "지난해부터 금리가 세 차례 인하되며 금융시장에서부터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며 자산시장이 살아났고, 실물 경제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신호)이 나타나고 있어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그동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뿐 아니라 부정적인 효과를 봐야 한다.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2분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추경 편성 등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재정 역할을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부가 실물 경제 흐름을 더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공무원연금 개혁 등 최근 구조개혁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고 들었는데, 이와 함께 노동시장 개혁도 이뤄지면 우리 경제 분위기를 업(up)시키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의 경우, 정책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있는데 여기서 핵심은 결국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라며 "구조적인 노력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일본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우리 금융시장의 자본유출입은 예전보다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선진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서로 달라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선진국 통화정책이 다양화된 상황은 국제금융시장에서 급격한 변동을 줄이는 요소로도 작용한다"며 "미국 금리 인상은 우리 통화정책에도 분명 고려 대상이지만, 유럽와 일본이 계속 양적완화를 유지하는 것 역시 변수"라고 설명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자주 만남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만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전날 비행기에서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 총재가 같이 움직이는 것을 봤다"며 중앙은행과 정부가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누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