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인들이 월 1만원도 안 되는 저렴한 비용으로 애플의 고급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애플과 IBM, 일본 우정주식회사는 3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2020년까지 일본 노인 약 500만명에게 '고령자용 아이패드'를 보급하는 사업을 벌인다고 발표했다.

일본 전역의 우체국을 통해 보급되는 이 아이패드에는 IBM이 개발한 약 챙겨먹는 앱(응용프로그램), 운동 및 다이어트 관리 앱, 가족이나 보호자와 영상 통화할 수 있는 앱 등 노년층의 실생활에 유용한 기능들이 실린다. 또 디지털 기기에 익숙지 않고, 시력이 약한 노년층의 상황을 감안해 사용 메뉴는 최대한 단순화하고, 돋보기 없이도 볼 수 있는 큰 글씨를 사용했다.

이번에 발표된 고령자용 아이패드는 앞으로 일본우정주식회사가 대량으로 구입, 전국의 노인 고객들에게 무료 혹은 월 1000엔(약 9000원)의 저렴한 요금을 받고 빌려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일본 우정청(郵政廳)이 지난 2006년 민영화하면서 출범한 일본우정그룹의 지주회사다. 자산 총액이 227조엔(2051조원)에 달하는 일본 우편저금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고객 상당수가 노년층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아이패드의 새 시장을 개척하고, 일본 우체국은 노년층 고객을 붙잡을 수 있는 새 마케팅 수단이 생겨 서로 이득인 사업이다. IBM은 앱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험회사나 기업의 마케팅 자료로 활용하는 사업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