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은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은 미국 기업의 혁신을 쫓아가기 바쁩니다. 중국이 한국을 추격한다고요? 중국은 옛날에 한국을 추월했습니다."
30일 서울 방배동 스마일게이트 서초 센터에서 열린 오렌지 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이 "한국은 더이상 IT강국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오렌지팜은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가 운영하는 창업 보육 기관이다. 오렌지팜은 서울 서초 지역과 신촌, 부산 등 3개 센터가 있으며 이 센터에는 23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민간이 운영하는 창업 보육 기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권 회장은 이날 게임업체 회장이 아니라 재단법인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의 이사장으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한때 IT강국이었던 한국이 뒤따라가기에 급급한 형국이 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이 빠른 속도로 혁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현재 화두가 되는 핀테크(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도 이미 늦었다"면서 "한국은 신기술을 빨리 도입하고 이를 고도화해 중국에 진출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총체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이유 때문에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상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일게이트와 같은 기업이 스타트업의 빠른 혁신을 도와주고 중국과 같은 큰 해외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기업이) 덩치가 커지면 무조건 혁신에서 멀어지게 돼 있고, 현재 스마일게이트가 그렇다"면서 "우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스타트업이 잘 되도록 도와주면 결국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업체도 수혜를 받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이란 해외 진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말한다. 해외 진출을 하면서 확보한 개발, 마케팅, 홍보, 인맥에 관한 각종 자원들을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권 회장은 창업 보육 기관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삼성에서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멤버십 프로그램이나 서강대 창업 보육 센터, MVP 창업투자(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내가 받은 것을 돈으로 돌려주기보다는 가치로 돌려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타트업을 멘토링을 하다보면, 나 역시도 힐링(치유)받는 느낌이 든다"면서 "그것 역시 창업 보육 기관를 운영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오렌지팜은 서울과 부산 외 지역에서도 창업 지원 센터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 벤처투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협력해 매월 기업설명회를 개최해 스타트업 투자에도 나설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 게임 '크로스파이어' 개발사로 중국에서 이 게임이 큰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지난해 매출 5315억원, 영업이익 3026억원을 올리며 국내 게임업체 중 매출 기준으로는 5위,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넥슨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