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24년부터 병원에서 폐암수술과 심장판막재건술을 담당하는 흉부외과 의사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은퇴하는 의사수보다 충원되는 의사수가 모자라게 되면서 수술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5 흉부외과백서’를 발간하고 “흉부외과 의사 부족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흉부외과는 가슴 부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병과 외상을 다루는 진료과목이다. 음식이 지나가는 식도와 공기가 지나가는 기도, 폐와 가슴을 감싸고 있는 갈비뼈 부위 치료를 담당한다. 심장에 연결된 대동맥과 각종 혈관 질환 관련 수술을 맡고 있어 생명과 직결된 주요 진료과목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발간된 백서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흉부외과 의사는 1340명으로, 이 중 41세~60세가 전체의 60.1%인 805명을 차지한다. 현재는 가장 활발한 세대로 꼽히지만 이 세대가 퇴직하는 2024년부터 사정이 달라진다.

퇴직연령을 65세로 봤을 때 지난해 흉부외과 의사 가운데 퇴직자는 11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8년에는 20명으로 늘어나고, 2024년에는 한 해에만 34명이 은퇴하게 된다. 2025년에는 한 해 55명이 퇴직하고 2028년은 60명이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해마다 의대에서 충원되는 젊은 흉부외과 의사는 30명에 그치는 실정이다. 충원되는 의사가 퇴직의사의 절반 수준에 그쳐 흉부외과 의사 총인원이 갈수록 줄어드는 셈이다. .

흉부외과 의사 수급에 문제가 생긴 건 최근 한 두해의 일이 아니다. 1993년 흉부외과 레지던트 정원 72명 중 65명을 충원했지만, 1996년 흉부외과 레지던트 정원 87명 중 32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흉부외과 충원율 30~40%의 추세는 20년동안 되풀이됐다. 지난해 흉부외과 지원율은 39.6%로, 진료과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흉부외과는 중도 포기율도 높다. 전체 진료과의 레지던트 중도 포기율 평균은 7.5%에 불과하지만 흉부외과는 2010년 13.9%, 2011년 10.7%, 2012년 8.0%, 2013년 17.9%에 달했다.

의사들은 흉부외과를 기피하는 이유로 일이 힘들고 보상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는다. 박국양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위원장(가천대 길병원)은 “10년 뒤부터 흉부외과의 부족현상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적절한 인력 수요와 공급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흉부외과는 밤샘 수술도 많고 일이 힘들지만 의료수가가 적절하게 책정되지 되지 않는 대표적인 진료과”라며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학문인 만큼 적절한 대책을 정부가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