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기구(ESA) 우주망원경 가이아.

지난 27일 13시간 동안 지구에 또 하나의 달이 생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달은 나중에 유럽우주기구(ESA)의 우주 망원경으로 밝혀졌다.

해프닝의 발단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국제천문연맹 소행성 센터(MPC)가 27일 8시 11분(한국시각) “지난주 하와이 천문대에서 지구를 도는 지름 1m의 천체 ‘2015 HP116'을 관측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천체는 소행성(小行星)으로 추정됐다. 소행성은 혜성(彗星)과 마찬가지로 태양 주변을 긴 타원 궤도를 따라 도는 작은 천체이다. 혜성은 꼬리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

소행성 센터는 새로 발견된 천체의 궤도가 2014년 10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지구와 달 궤도에 머물러 이 기간 동안은 지구의 ‘임시 달’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전에도 수백개의 작은 달이 지구 주변을 돈 적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달은 곧 지구에서 쏘아올린 물체로 판명됐다. 소행성 센터는 첫 발표 이후 13시간 만인 27일 오후 9시 37분 “애초 달로 추정된 천체가 유럽우주기구(ESA)의 우주망원경 가이아(Gaia)로 밝혀졌다”며 당초 발표를 철회했다. 가이아는 은하에 대한 3차원 지도를 작성하기 위해 2013년 12월 발사됐다.

소행성 센터는 지구 주위를 도는 천체나 인공위성의 잔해 등을 추적해 지구와의 충돌을 사전에 경고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센터의 오보(誤報)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센터는 ‘2007 VN84’가 지구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지만, 이 천체는 역시 유럽우주기구의 로제타 우주선으로 밝혀졌다. 로제타는 지난해 ‘67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탐사로봇을 내려 보낸 우주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