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태블릿PC에서 이룬 혁신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생활가전에 적용되면서 스마트홈(smart home) 시장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몰타에서 진행된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가한 기업과 시장조사기관들은 하나같이 생활가전 기기의 스마트 혁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가전전시회에 꼽힌다.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 현장 전경

IFA의 사전행사격인 이번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필립스, 하이얼, 그룬딕, ZTE 등 주요 가전 기업이 참여해 올해 주력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고, 시장조사기관인 GFK, IHS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기업의 핵심 전략을 소개하는 파워브리핑(power briefing) 행사에서는 필립스가 독일계 금융그룹인 알리안츠(Allianz)와 손잡고 퍼스널 헬스테크(Personal HealthTech) 사업을 시작하다고 밝혀 화제를 일으켰다.

필립스는 방대한 보험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헬스케어 관련 시장의 ‘니즈(needs)’를 파악하고 ‘타겟(target)’을 확실하게 구분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베른드 라우단(Bernd Laudahn) 필립스 독일시장 디렉터는 “헬스테크는 1000억 유로 이상의 사업기회가 기대되는 분야”라며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가 2000년 11%에서 2050년 2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필립스는 특히 '퍼스널 헬스' 분야에 사업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각) 몰타에서 열린 IP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필립스는 알리안츠와 손잡고 헬스케어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필립스는 알리안츠와 함께 ‘허리통증’ 관련 솔루션 시제품을 공개했다. 정사각형 모양의 센서가 부착된 패드를 허리에 두르면 착용자의 평소 생활자세 등의 데이터가 스마트폰으로 보내지고, 이 데이터를 통해 처방, 보험처리 등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한 대의 세탁기에 2개의 드럼을 탑재한 ‘뉴 하이얼 듀얼 드럼 세탁기’를 선보였다. 이 세탁기는 스마트폰처럼 터치형으로 세탁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한 원격 조정 기능도 적용했다.

얀닉 프어링(Yannick Fierling) 하이얼 유럽 최고경영자(CEO)는 “통상 소비자들은 1년에 220번 정도 세탁을 하는데, 옷의 종류와 세탁 과정에 따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다”며 “2개의 드럼을 적용시키고, 모바일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쉽게 세탁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제품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올해 설립 70주년이 된 독일 가전업체 그룬딕은 버추얼(가상)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적용한 인덕션 시제품 ‘VUX’를 공개했다.

버추얼 UI는 라이트 프로젝터와 센서 등을 결합해 인덕션의 디스플레이와 조작 버튼을 대신하도록 설계됐다. 인덕션 위에 설치된 프로젝터에서 빛을 쏴 인덕션 주변에 마치 실물 디스플레이의 UI와 같은 모습이 나타나도록 한 것. 이를 이용자가 이를 터치하면 프로젝터에 딸린 센서가 인식해, 인덕션의 작동 여부는 물론 불의 세기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무라트 사힌(Murat Sahin) 그룬딕 독일 브랜드 디렉터는 "가상 UI는 적용한 인덕션은 일종의 시제품으로 올해 9월 열릴 IFA에서 정식으로 공개한 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