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사들도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면세점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유통기업뿐 아니다. 건설사와 여행사 등 다양한 업체에서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새로 면세점 사업 진입을 노리는 업체들은 나름에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건설사들은 입지와 자금, 여행사는 여행업과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 서울시내 면제점 사업이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은 2000년 이후 신규로 시내 면세점을 허용하지 않아 정부가 이번에 면세점 특허를 내주면 서울에 면세점이 추가로 생기는 건 14년 만에 처음이다.

◆ 현대산업개발·유진기업 등 눈길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건설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용산 아이파크몰에 국내 최대규모의 면세점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임대아파트사업을 하고 있는 부영은 지난해 제주도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부영은 소공동 일대에 고급 호텔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면세점사업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에서 출국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유진그룹의 핵심 회사인 유진기업은 4월 16일 MBC 여의도사옥에 시내면세점을 추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여의도동 옛 MBC 문화방송 사옥에 시내면세점을 설립하고 MBC와 함께 관광사업 활성화 및 문화콘텐츠 사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유통업 확장 방안을 타진 중이며, 면세점 사업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최근 수년간 건설경기 악화로 신규 수익원을 찾고 있었던 만큼 호텔이나 면세업에 뛰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여행사업계 면세점사업 시너지 크다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사들도 시내 면세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나투어는 올 3월 토니모리, 로만손, 홈앤쇼핑 등 10개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천공항에 진출했지만, 이번 시내면세점은 단독 입찰할 가능성도 있다.

모두투어는 현대백화점그룹과 함께 면세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대백화점과 합작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0%가량 지분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행사는 면세점과 ‘송객 계약’을 체결하고 면세점으로부터 판매 금액의 7~15%의 리베이트를 받고 있다. 여행사가 직접 면세사업에 진출할 경우 리베이트 금액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들이 비즈니스호텔에 뛰어든 만큼 면세점 면허까지 받게 되면 외국인관광객을 불러다 재우고, 물건 파는 것까지 수직화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