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재훈 트랜스링크캐피털 대표가 2015년 4월 14일 열린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콘퍼런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인수합병(M&A) 전쟁 중입니다. 예전보다 훨씬 활성화됐습니다. 페이스북과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들끼리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자리 잡은 벤처캐피털(벤처투자사) 트랜스링크 캐피털(TranksLink Capital)의 음재훈 대표는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콘퍼런스에서 최근 실리콘밸리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이들 IT(정보통신) 대기업은 무인자동차나 드론(무인 항공기), 배달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한 자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모든 분야에서 자체 연구개발(R&D)을 감당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무(無)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이미 해당 분야에서 기술력이 검증된 업체를 인수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음 대표는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IPO(기업공개)까지 하는 비중은 전체 기업 중 10% 정도뿐"이라면서 "대부분은 기업 M&A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음 대표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서도 실패하는 스타트업이나 투자 사례가 많다. 스타트업 M&A의 3분의 2 이상은 투자 금액을 회수하지 못하는 정리인수가 많다는 것이다.

음 대표는 투자 업계에서 중국계가 빠른 판단력과 실행력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알리바바도 그 중 하나다.

그는 "스마트폰 리모콘 개발사 필에 삼성전자, 알리바바와 공동 투자했는데, 삼성전자는 저희와 2년 동안 실사했지만 알리바바는 미팅을 두 번 하고 바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IT 회사의 경영진 중에는 실리콘밸리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 투자나 M&A 등에 대한 접근방식이 글로벌화 돼 있다"고 말했다.

창업 열풍이 불면서 2000년대 초 닷컴 버블(거품) 붕괴처럼 스타트업 버블이 꺼질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음 대표는 10여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지금은 광고 기술 진화 등으로 기업이 실질적으로 매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가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우버나 샤오미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높은 이유는 이들 기업이 가장 빠른 속도로 많은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 대표는 "요즘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종합예술"이라면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하나만 잘해선 안 되고 디자인까지 모든 부분을 갖춰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드론, 로보틱스 분야 스타트업들은 3~4박자를 모두 갖춘 곳"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 지원 단체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실리콘밸리와 보스턴, 일본 도쿄 등의 IT 업계에서 활약하는 한국인의 경험담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트랜스링크 캐피털은 웨어러블 제조업체 미스핏, 클라우드 백업 서비스 회사 카보나이트, 스마트폰 리모콘 개발사 필, 앱 검색 엔진 퀵시, 등에 투자했다. 트랜스링크 캐피털이 투자한 회사들은 이후 상장하거나 구글, 우버 등에 인수됐다.

음 대표는 2007년 일본인, 대만인 공동 창업자와 함께 회사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