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금융기관, 대기업 등이 중소기업 인턴·정규직 근무 경력을 가진 입사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정책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입니다."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사진>은 3월 25일 열린 '제3회 유통산업 포럼' 참석 후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임 이사장은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젊은이들이 입사를 꺼리기 때문인데, 이는 대기업·중소기업의 연봉·복지 차이보다 낙인효과 탓이 크다"며 "공공기관 및 대기업이 먼저 나서 중소기업 출신 지원자에게 채용 가산점을 주면, 구직자의 대기업 쏠림 현상은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이사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대기업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느 정도의 정부 규제는 한시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이와 어른이 같은 조건으로 맞붙는 건 서로를 위해 좋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심판이나 룰메이커가 돼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과 규제를 내놔야 한다"며 "특히 수직적 관계에 있는 제조·유통 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정부 지원·규제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자발적 노력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바둑의 미생(未生)에 비유했다. 미생이 완생(完生)으로 가는 핵심 요소로는 '인재'와 '마케팅'을 꼽았다.
임 이사장은 "과거에는 미생(중소기업)이 완생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기술과 자본을 강조했지만, 이제 그 2가지는 말하지 않아도 갖춰야 할 기본 요소가 됐다"며 "인재와 마케팅이 중소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열쇠"라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정부 지원과 대기업과의 거래에만 기대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정부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데, 이는 중소기업이 현실에 안주한 측면도 있다"며 "강력한 자구책(自救策)으로 자생력을 키우고,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마케팅 방향에 대해서는 치밀함과 과감성을 강조했다. 마케팅은 상술(商術)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이해력을 표현하는 방법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시장을 똑바로 알고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고서, 이 내용을 파트너(시장·대기업)에 설득하고 투자하는 모든 단계가 마케팅"이라며 "인력·기술·자본을 전부 갖추더라도 마케팅 전략이 없는 중소기업은 더 큰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고 도태하는 사례를 자주 봤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1957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출신이다. 한국 마케팅·소비자·유통학회 상임이사, 옛 기획예산처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위원, 동반성장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거쳐 올 1월 19일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임 이사장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생긴 1979년 이후 최초의 교수(학자) 출신 이사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