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가서, 빠르게 정보를 획득하고, 빨리 자리를 잡는 전략이 해외 진출에는 적합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동남아엔 은행보다는 훨씬 진출이 쉬운 BS캐피탈이 먼저 들어가 현장을 익히며 미래를 노리는 중이지요."
성세환(63) BNK금융그룹 회장 겸 부산은행장은 9일 인터뷰에서 BNK금융의 전략을 설명하며 '빠르다'는 말을 열 번 넘게 썼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을 시초로 한 BNK금융은 지난해 10월 경남은행을 인수했고 지난달 말엔 사명을 BS금융에서 BNK금융으로 바꿨다. BNK는 '부산과 경남' '한국의 1등을 넘어'(Beyond No. 1 in Korea) 등의 뜻을 담고 있다. BNK금융은 지주사로 전환한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총자산이 10% 이상 성장했고, 연 3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중국·미얀마·라오스·베트남 등 해외 진출도 속도가 빠르다.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외환은행이 곧 부산은행에 역전될 판"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2012년 부산은행장에 취임했고 2013년부터 지주 회장을 겸하고 있는 성 회장은 "지역 밀착형인 지방은행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결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2012년 12월 문을 연 중국 칭다오(靑島)지점의 경우 지방은행의 해외 진출을 탐탁잖게 보던 금융 당국에 칭다오에 있는 '부산공단'(부산 연고 기업들이 모여 있는 공단)의 기업들을 보여주며 "우리가 뼛속까지 아는 기업들"이라고 설득해 허가를 받아냈다. 이 지점은 2년 만에 85만달러(2014년 기준)의 순이익을 냈다. 이장호 전(前) 회장 시절, 성 회장이 영업 총괄 부행장으로 일하며 정착시킨 '현장 확인' 영업 관행도 안정적 성장에 도움이 됐다. 이 전 회장은 부산 일대의 조선소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현장 실사를 한 뒤 관련 대출을 줄임으로써 은행의 손실을 막았다.
BNK금융은 덩치 큰 전국구 시중은행에 맞서기 위해 '순발력'을 중시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을 허락한 지 1주일 만에 은행 정관을 바꾸고 경기도 안산의 반월공단에 새 지점 자리 물색을 시작했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안심전환대출(금리 연 2% 중반의 고정금리·원금상환형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고객을 위한 한도 1000만~2000만원의 마이너스 통장('안심마이너스 특별대출')을 출시했다. 원금 상환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을 줄여주는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