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 진열된 미국 포드의 차량들

올 3월 러시아 자동차 시장 규모는 13만9850대로 지난해 3월(24만3332대) 대비 43%나 감소했다.

러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회사들은 지난해 루블화 폭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데 이어 올해도 판매량 감소에 따른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GM은 상트 페테르부르크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폴크스바겐이나 푸조 시트로엥 역시 러시아에서 감원을 계획중이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등 국내 완성차 회사들도 수출 물량 감소를 겪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유럽 최대 시장 기대감은 옛말...루블화 폭락 직격탄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지난 2013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오는 2020년까지 독일을 제치고 유럽 내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유럽에서 인구 1000명당 차량 보유대수는 560대인 것에 반해 러시아의 경우 인구 1000명당 차량 보유대수가 290대로 성장 잠재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GM, 포드, 르노, 피아트 등은 러시아 투자를 강화했고, 앞다투어 신차 출시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해 초 불거진 우크라이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루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졌다. 순식간에 떨어진 현지 통화 가치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규모는 급격히 쪼그라들었고, 러시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아브토바즈의 지난해 판매량은 44만8114대로 2013년 대비 16.3%가 감소했다.

아브토바즈의 최대주주로 지난해 847만대를 판매한 세계 4위 르노닛산은 미국·프랑스·멕시코 등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러시아 시장의 타격을 상쇄했다.

◆ 수출 물량 다른 지역으로 돌려 위기 극복

국내 기업들도 러시아 자동차 시장 불황의 여파를 안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러시아 시장에서 2만6022대의 판매량을 기록, 18.6%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지난해 3월(3만4149대)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23.8%나 줄었다. 러시아 전체 시장 규모 감소폭보다는 양호한 편이지만 국내 생산 수출 비중이 높은 기아차의 경우 판매량이 30% 이상 줄었다.

쌍용차는 지난달 판매량이 지난해 3월 대비 73%나 감소했다. 도요타(-34%), 폴크스바겐(-57%) 등의 주요 기업들도 판매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 수출 물량이 40%에 달했으며 제2의 내수시장이라 생각하고 주력해왔다"면서 "러시아 때문에 수출이 줄었는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역시 올해 러시아 시장 상황이 양호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현지 생산 차종인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판매에 집중하고 러시아 수출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전환해 위기극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