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회사 코비디엔은 일주일에 한 번 충북 오송의 '이노베이션센터'에 전국의 의대생과 외과 레지던트를 초대한다. 코비디엔은 수술할 때 쓰는 절개장치와 봉합기구를 주로 판매한다.
2013년 문을 연 이노베이션센터에는 11개의 수술대가 준비돼 있다. 병원에 있는 수술대와 수술장비를 똑같이 설치해 수술 방법을 미리 실습해볼 수 있다.
이 센터에는 대한외과학회에서 의대생과 레지던트들이 수술 교육을 위해 주로 방문한다. 아시아 지역 국가 의사들도 이곳을 찾아 수술 교육을 받기도 한다. 아시아 지역에 맞는 수술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코비디엔은 2013년 수술장비에서 102억 달러(약 11조원)를 기록하며 세계 의료기기 기업 매출 5위에 올라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2위의 메드트로닉에 인수되면서 국내 센터의 역할도 커졌다.
코비이엔 관계자는 "이노베이션센터는 오로지 수술교육을 위해 230억원을 투자했다"며 "센터를 통해 다양한 수술장비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외과 의사들은 미국과 유럽학회에 연수를 가서 수술법을 배운 다음 익숙해진 제품을 새로 구입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의사들의 수술 실력이 향상되면서 미국, 유럽을 앞서기 시작했다. 해외 연수를 가지 않고도 새로운 수술법을 미리 배우고 체험하는 기회가 필요했다.
수술 장비 시장이 커진 것도 국내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활성화하는데 한몫했다. 시장분석기관 에피콤에 따르면 2013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약 3284억달러에 이른다. 영상진단기기 시장이 25%이며 수술기구는 10% 내외를 차지한다. 영상진단기기는 -4%에 성장에 그친 반면 수술장비는 6% 이상 성장하면서 수술장비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늘고 있다.
최근 코비이엔 이노베이션센터와 같은 수술 교육센터의 활용과 설립도 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내달 한국에 수술 교육센터 설립을 발표한다. 내시경과 현미경의 이점을 살린 회사는 수술장비 시장으로 제품을 확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권영민 올림푸스한국 SP(외과)사업본부장은 "내시경과 수술장비 매출 비중을 현재 4대 1에서 5대5까지 늘릴 목표"라며 "새로운 수술 기술 습득에 적극적인 한국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존슨앤존슨메디컬은 세브란스병원에 아시아 태평양 수술 교육센터를 두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의료진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연수받을 때 센터에서 수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 회사는 아시아권 의사들이 수술법을 배우러 미국과 유럽학회로 갈 필요없이 한국에서 교육받는 것을 권장한다. 의사들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교육센터는 병원의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빈치 수술로봇을 생산하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 아시아 수술 교육센터를 두고 있다. 수술 교육 프로그램은 하루 2300~3000달러의 유료로 진행된다. 지난해 말 33개국에서 1000여명의 의료진이 교육 받고 돌아가면서 두 병원은 교육비를 수익으로 올렸다.
박조현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이전에는 미국과 일본에서 수술법을 배워왔지만 수술 부위를 최소로만 절개하는 최소침습수술은 한국 의사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다"며 " 세계적인 회사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