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1위인 오비맥주는 작년 말 영업본부장의 직급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한 단계 올렸다. 영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영호남 지역 공략을 위해 '사우스 어택(south attack)'이라는 이름의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부산 지역 상권팀 신설, 전북 전주지점 조직 확대 등 영업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남부 지방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2위인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와 반대로 자신들이 취약한 수도권 지역에 영업력을 모으고 있다. 동시에 '하이트' '하이트D' '맥스' 등 3개 맥주 중에 작년 리뉴얼한 하이트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최근 충북 충주에 있는 메가폴리스 산업단지에 총 70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제1공장보다 4배 정도 큰 규모의 제2공장을 짓는 등 물량 확대에 나섰다. 내년 완공되면 롯데는 2조5000억원 규모인 국내 맥주 시장의 약 15%에 해당하는 맥주를 생산할 수 있다.
작년 4월 롯데가 맥주를 출시하면서 맥주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80년 동안 유지되던 오비맥주·하이트진로의 양강 구도가 깨지면서 사운(社運)을 건 생존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반격하는 하이트진로, 공격하는 롯데
치열한 경쟁 결과 먼저 웃은 건 오비맥주다. 본지가 각 회사의 작년 맥주 출고 매출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61%에서 작년 64%로 3%포인트 늘었다. 2위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39%에서 34%로 거꾸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롯데는 2%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시장점유율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에 올인하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올해 1분기 판매량을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4% 늘었다. 롯데는 최근 충주 1공장을 증설하며 생산량을 작년의 두 배로 늘려 놓았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올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소주의 판매망을 충분히 활용할 경우 단번에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1위를 수성(守成)해야 하는 오비맥주는 최대 주주인 세계 맥주 1위 회사 AB인베브의 다양한 브랜드를 수입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내면서 추격자들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오비맥주는 작년에도 롯데의 제품 출시에 대응하기 위해 신제품인 에일스톤과 프리미어오비를 동시에 냈다.
◇3社 경쟁으로 수익성은 악화
하지만 경쟁 심화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최근 작년 매출이 3% 증가한 1조5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283억원으로 작년보다 31%나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8년 만에 처음이다. 치열한 경쟁 탓에 판매관리비가 작년보다 820억원이나 더 들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사업의 영업이익이 2013년 478억원 흑자에서 작년에는 22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하이트진로 역시 롯데의 시장 진입 직전인 작년 4월 초 주력 제품인 하이트를 전면 리뉴얼하면서 개발비와 영업비 투자가 컸다. 후발 주자인 롯데칠성도 맥주 공장을 확대하고 영업비를 계속 늘리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맥주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맥주 회사들이 수익성을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롯데가 출시 1년을 넘기고 처음 맞는 올여름 성수기부터는 3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