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분기에도 채권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기준금리도 한번 더 내려갈 만한 상황을 갖춘 것 같다. 하반기쯤엔 채권 금리가 좀 올라갈 것 같다."
조선일보와 에프앤가이드가 2014년 채권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한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사진)은 "세계적으로 금리가 낮아진 분위기 등을 반영해 2015년 2분기에도 국내 채권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변화로는 외국인이 물가채를 매수한 것이라고 꼽았다. 박 연구원은 "2015년 하반기를 생각한다면 2분기에 물가채를 싸게 매수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어떻게 될까. 2015년 4월 이후에 금리 인하가 또 있을 거라는 전망들이 많은데.
"당위적으로 묻는다면 난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 금리 인하로 누가 혜택을 보나? 전세금만 오르고, 주거비 상승에 기대했던 소비 진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작용을 잘 생각해보면 금리 인하를 할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015년 3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통화위원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금리 인하가 만병 통치약은 아니라는 식의 구절도 나왔다. 하지만 여러 상황이 기준금리를 안 내리고 견뎌낼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상황이라면?
"2015년 3월 초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계산해보니, 성장률이 3%대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2015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심리적인 충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 3%대 후반에서 3%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것과, 3%대 초반에서 2%대 후반으로 떨어지는 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5년은 정치적으로도 집권 3년차인 중요한 해다. 현 정부 입장에서는 정책적 과실을 맺고 2016년 총선과 그 다음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이렇게 중요한 때에 성장률이 이렇게 뒷걸음질 치는 걸 그대로 용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용인하지 않는다면 무리한 부양책을 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하반기 추경이 편성되고 금리 인하가 뒤따를 수 있다."
-다른 채권 시장 참여자들도 비슷한 생각인 것 같다.
"채권 시장 참여자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신이 있더라도 한번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25bp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데 그 보폭이 너무 크다. 예전에 금리 4%대에서 25bp 내려가는 것과 지금 금리 수준(1.75%)에서 25bp 내려가는 건 얘기가 다르다. 기준금리 하향 조정을 반영하지 않았다가 막상 25bp가 내려가면? 금리인하를 맞춘 쪽에선 15~20%의 이익을 먹는 것이다. 일종의 대박이다. 못 맞춘 쪽은 더 이상 손실을 만회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 금리 인하에 대비한 포지션을 취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이런 상황을 다 반영해서 채권 금리 추이는 어떻게 될까?
"원래는 2015년 1분기에 횡보, 2분기에 반등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2분기까지도 금리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세계적으로 금리가 많이 눌려있기 때문이다. 2015년 하반기 들어서는 조금 금리가 오를 것이다. 금리가 오르는 시기는 빨라봐야 2015년 2분기 후반이다. 2015년 하반기 들어서 조심 좀 하면 될 것 같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주는 영향은 없을까?
"미국이 금리를 어떻게 올릴지 여부가 중요하다. 금리 인상을 한 번 해보는 차원이라고 하면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 같다. 과거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금리 인상을 최대한 늦추다가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대응이 좀 늦었다. 늦다보니 거품(버블)을 방지하는 역할을 못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늘 위기를 불러왔다. 1994년엔 아시아 금융 위기의 단초를 제공했고, 2004년과 2007년은 2008년 경제위기의 원인이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 템포 일찍 기준금리를 올리고 인상 속도를 느리게 가져가자'는 얘기들이 연준에서 나오는 것 같다. 만약 이 말대로 된다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한들 글로벌 금리가 많이 튀어오르진 않을 것이다."
-2015년 2분기 채권 투자 추천하나?
"나쁘지 않다. 채권 시장은 지금 여전히 강세다. 아무래도 지금은 돈의 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동성 장세기 때문이다. 주식, 채권, 부동산이 모두 강하다. 무차별한 시장인 것이다. 예전엔 채권에서 돈을 빼고 주식에 돈 넣고, 주식에서 돈 빼고 부동산에 넣고 했지만 요즘처럼 돈이 넘쳐나는 시장에선 그런 개념이 무의미해졌다. 돈이 많아서 주식을 사도 돈이 남고, 채권을 사도 돈이 남는 시기기 때문에 뭘 덜 사고 뭘 더 사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채권 시장 분위기가 좋으니 조금 더 즐겨도 될 것 같다."
-뭘 사볼까?
"길게 보면 물가채가 어떨까. 2015년 3월 넷째주(23~27일))에 외국인이 물가채를 좀 샀다. 많이 산 건 아니지만, 거의 안 사다가 갑자기 산 것이라 눈이 간다. 2015년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0.4% 정도 올랐다. 담배값 인상 요인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4월부턴 상황이 좀 나아질 것도 같다.
-물가채라면 2015년 현재 들고 있는 사람들은 다 마이너스일텐데?
"2010년이나 2011년 시점 기준으로 물가가 2015년 현재처럼 떨어질 거라곤 다들 생각을 못했다. 이제 와서 이유를 살펴보면 먼저 우리나라 물가는 수입 물가와 유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환율 영향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유가도 이렇게 급락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몇 년 간 눈에 띄는 태풍 같은 자연 재해도 없어 농식품 가격의 급등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좀 괜찮지 않을까 싶다. 환율이 달러당 1100원대 수준으로 가고, 2분기 BEI(명목채와 물가채의 수익률 차이)가 0.5% 수준이면,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외국인이 물가채를 사는 이유가 있다면?
"세계적으로 명목채를 팔고 물가채를 사는 투자법을 많이 권하는 분위기였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8개국) 물가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보니 그런 것 같다. 미국도 비슷한 분위기였는데, 그런 분위기를 반영해서 한국 시장에서도 포지션을 좀 가져가는 게 아닐까 추정한다. 현재 물가채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긴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