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동반 부진…전문가 17명 중 14명 '성장률 하향' 예상
유가-환율 모두 하락…응답자 전원 '물가 하향' 예상, 1%대 초중반

국내 경제 금융 전문가 대부분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을 모두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해 올해 성장률이 3%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국제 유가 하락과 수요 둔화로 물가상승률도 1%대 초중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우리 경제가 3.4% 성장하고 소비자물가는 1.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5일 조선비즈(chosunbiz.com)가 오는 9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두고 경제 금융 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성장률의 경우 3.0% 이하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한 전문가가 8명(47.0%)으로 가장 많았고, 3.1~3.3%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가 6명(35.2%)이었다. 기존 전망(3.4%)이 유지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가 2명(11.7%)이었고 나머지 1명은 답하지 않았다.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1.1~1.5% 이하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와 0.9~1.0%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본 전문가가 각각 6명이었다. 1명의 전문가는 물가 전망이 하향 조정되겠지만, 그 폭이 크지 않아 1.7% 정도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고, 나머지 4명은 구체적인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 "내수 수출 동반 부진…성장률 3%대 초반으로 하향"

대다수 전문가는 가계 소비 회복이 더디고 수출도 부진해 경제 성장동력이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보다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당초 전망한 성장 경로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며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경제 지표가 부진해 올해 연간 성장률 전체가 크게 하향 조정될 수 밖에 없다"며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2.9%까지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성욱 SK증권 연구원은 "수출 부진과 생산 둔화가 장기화되며 올해 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한은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위축 가능성과 정책 효과를 고려해 3.0% 수준의 성장률 전망을 내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대(對)중국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고 미국 경기 회복 속도도 느려지는 가운데 민간 소비 회복 속도도 저하되고 있다"며 "한은의 성장률 전망이 기존 3.4%에서 3.2%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한은이 기존 성장률 전망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시점에 성장률 하향 조정 요인이 있더라도 3.4%대 전망치를 변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 "유가, 환율 동반 하락…물가 1%대 초중반으로 낮아질 듯"

성장률의 경우는 기존 전망치가 유지될 수 있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지만, 물가 전망은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전원이 하향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향 조정 폭도 커 전문가 대부분이 올해 물가 상승률이 1%대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연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0%대에 머무르며 1분기 수치가 크게 낮아 연간 전망을 크게 하향 조정할 수 밖에 없다"며 "한은의 물가 전망이 0.9%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올해 1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 추세도 물가 전망을 낮추는 요인이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 하락과 원화 강세 압력으로 지표물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소비 회복이 더뎌 총수요도 부진한 상황"이라며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은 1.1%로 대폭 하향 조정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